[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기아차(000270)가 새해 첫 신차 K7을 선보이며 준대형 세단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최근 침체된 준대형 세단의 판매량을 끌어 올릴 구원투수가 될 전망이다.
11일 기아차는 경기도 화성시 소재 남양연구소에서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준대형 세단 '올 뉴 K7'의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열고 오는 12일부터 사전 계약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7년만에 풀체인지를 선보이는 대표 모델로 지난해 경쟁사 대비 부진했던 준대형 세단에 활력소를 불어넣는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준대형 세단은 좀 처럼 맥을 못췄다.
현대차(005380) 그랜저는 총 8만7182대를 판매하며 여전히 국내 준대형 세단 중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했지만 모델 노후화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고, 3000cc대 세단 제네시스(DH)도 같은 기간 17.5% 감소한 3만294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기아차 K7 역시 지난해 총 2만805대를 판매, 전년 대비 7.3%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기아차 전체 승용차 판매 감소율인 4.7%를 상회하는 수치다. 높은 RV 인기에 전체 국내 판매가 13.4% 증가한 것과 대비된 모습이다.
반면, 경쟁사인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준대형 세단 실적 상승에 재미를 쏠쏠히 봤다. 르노삼성은 하반기 가세한 LPG 모델 호조에 탄력받은 SM7이 지난 한해 전년 대비 80.8% 증가한 4694대가 판매했다.
한국지엠도 9월 출시된 임팔라가 흥행에 성공, 약 4개월여간 6913대를 팔아치우며 준대형 세단 판매량을 1년새 108.9%나 끌어올렸다. SM7과 임팔라는 최근 LPG 중고차량 개인 구매 허용, 공급 물량 부족 개선 등의 호재로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긴장한 기아차는 단단히 벼르고 신형 K7을 내놨다. '한 차원 높은 격과 상품성을 갖춘 프리미엄 세단'을 목표로 기본 성능 향상은 물론 준대형 세단 고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고급스러움을 구현하는데 모든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
이를 위해 기존 모델 대비 전폭과 축거를 각각 10mm, 20mm씩 늘려 넉넉한 실내 공간 확보는 물론, 디자인 강점을 계승하면서 과감한 음각 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된 외관을 신형 K7을 적용했다.
여기에 초고장력 강판 적용률을 24%에서 51%로 늘리고 구조용 접착제를 확대해 강성을 강화하고 서스펜션 개선·디스크 사이즈 증대로 주행성능과 제동감을 높였다.
기아차 올 뉴 K7 및 구형 K7 제원표. 자료/기아차
특히 국내 준대형 세단 최초로 적용된 전륜 8단 자동변속기는 기아차가 신형 K7에서 가장 자신있게 내세운 요소다. 기존 6단에서 대비 2단 늘어난 8단 자동변속기는 다단화된 기어비 폭으로 발진과 가속 성능을 개선하고 연비와 주행 정숙감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기아차는 신형 K7에 적용된 8단 자동 변속기를 완성차 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개발해 총 143건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일본 아이신과 독일 제데프 제품보다 높은 전달효율을 갖춘 자체 변속기로 해당 기술을 선도하고 향후 지속적 확대가 예상되는 8단 변속기 시장을 정조준한다는 계획이다.
임기빈 기아차 이사 대우는 "이번 8단 자동변속기로 오는 2020년까지 약 1조원의 수익을 비롯해 기술 판매 등을 통한 추가적인 이익이 기대된다"며 "향후 SUV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며 중형급 세단 역시 탑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4 가솔린 ▲3.3 가솔린 ▲2.2 디젤 ▲3.0 LPi 4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는 신형 K7의 가격은 3080만원~3390만원이다.(3.0 LPi 모델은 렌터카 기준 2640만원~3110만원)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 위치한 변속기 시험실에서 연구원들이 올 뉴 K7에 탑재된 전륜 8속 자동변속기를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사진/기아차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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