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선대위 안정되면 사퇴…오래 안 걸릴 것"
더민주 곧 선대위 체제로 전환…김종인, 사실상 비상대책위원장 역할
문재인 대표 신년기자회견서 ‘야권협력 공개 논의’ 제안도
2016-01-19 16:48:58 2016-01-19 16:49:2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선거대책위원회가 안정되는대로 빠른 시간 안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가 조기 퇴진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더민주 내부 갈등은 수습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신년기자회견에서 "최고위원들과 상의해 선대위로 권한 이양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백의종군 하겠다"며 "최고위원회의 의견이 모아지면 권한 이양 절차와 시기를 바로 공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못한 것은 통합인데, 물꼬를 틔우기 위해 제가 비켜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퇴에)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 사퇴 후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문 대표는 "총선에서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출마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변화가 없다"며 "백의종군 하겠다고 말한만큼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하는 것이 깔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내 반응은 긍정적이다. 중도 성향의 우윤근 의원은 "빠른 시일 내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아주 잘한 일이며, 용단을 내렸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강기정 의원도 "사실상의 2선 후퇴로 평가하며 모든 권한을 내려놓는 모습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김종인 위원장이 이끄는 선거대책위원회는 사실상 당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문 대표는 "선대위는 총선에서 전권을 행사하게 되는 총선 시기 당의 지도부"라며 "새로 구성될 선대위가 역할을 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향후 선대위가 출범하고, 지도부 권한을 선대위로 이양하는 당무위원회 의결이 있은 후, 문 대표가 사퇴하는 순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히며 '김종인 선대위'에 힘을 실어줬다. 
 
윤희웅 오피니언 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더민주 소속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과 호남 지역 반감의 가장 큰 이유는 문 대표의 대표직 유지에 있었다"며 "이제 사퇴 의사를 밝힘으로써 탈당을 고심하던 의원들의 명분을 상실시키고 호남에서 더민주 지지율이 빠지는 흐름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대표는 야권 연대나 통합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와 정의당과는 (힘을 모으기 위한) 비공식 협의를 이어왔다"며 "이제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논의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국민의당과도 통합 또는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4년 연속 세수부족 사태를 겪고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인 1200조원으로 늘어 국민부채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며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과 노인빈곤율은 박 정권의 경제무능이 만든 참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대 총선과 남북관계' 토론회에서도 "박근혜 정부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며 "20대 총선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원하는 평화세력과 분단을 악용하는 분단 세력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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