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호소에도 제갈길 바쁜 여야 대표
2016-01-26 18:12:32 2016-01-26 18:13:03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국내 경제위기 극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가 정치권 기싸움으로 빛이 바랬다. 심지어 참석한 여야 대표들이 토론 시작 전 잇따라 자리를 떠나며 각계각층 소통이라는 행사 취지 역시 무색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중장기 경제어젠다 추진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국내 경제체계 개선과 향후 중장기 경제어젠다 설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이날 자리에는 경제계 고충을 듣고 중장기 어젠다 설립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여야 대표가 한자리에 모인만큼 경제계에게는 소통의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정작 각 여야 대표들은 축사부터 경제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각 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개혁'과 '경제민주화', '불평등 해소'에 집중되며 기싸움이 전개됐다. 대한상의 측에서 제기한 ▲낡은 관행 탈피를 통한 기업의 사회적지위 향상 ▲규제 틀 개선 통한 선진기업환경 조성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은 화두에서 밀려났다.
 
김무성 대표는 "노동·공공·금융·개혁 등 4대 개혁이 절실하며 그 중 노동개혁은 개혁 중의 개혁"이라며 "노동개혁 없는 경제민주화는 기업 부담만 가중시켜서 결국 경제민주화가 실패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문재인 대표는 "안으로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소득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경제통일로 경제영토를 넓혀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중장기적 경제발전전략을 가지고 있는만큼 우리당이 다수당이 돼야만 그 전략을 실현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심상정 대표 역시 "산업 간의 불균형, 수출-내수불균형, 소득불균형 등 온갖 불균형을 시정하는 새로운 균형을 찾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쉬운 해고나 파견 확대가 좋은 노동정책일뿐만 아니라 좋은 경제정책도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여당 측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심상정 대표는 경제계 고충을 듣고 논의하는 토론이 채 열리기도 전 잇따라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 역시 전체 회의가 마무리되기 전 회의장을 떠났다.
 
행사를 주관한 대한상의와 경제계 인사들 입장에서는 맥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상의가 제시한 3대 중장기 경제어젠다 가운데에는 사전규제, 포지티브규제 개선 등 국회의 역할이 필수적인 사안이 담겨있는 만큼 정치권과의 소통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에 행사 말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오늘 여야 대표들이 내용을 다 듣고 가셨으면 좋았을텐데 일찍 자리를 떠나실 수 밖에 없어서 안타깝다"며 "의견 취합해서 세 대표에게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 어젠다 전략회의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맨 앞줄 두번째부터 오른쪽으로)가 기념촬영 후 각각 다른 곳을 보며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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