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가까스로 유럽연합(EU)과 개혁안 합의에 도달했지만 이번에는 내부 균열 위기에 처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지지자들이 잇따라 나타나면서 오는 6월 국민투표를 앞두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유권자들 설득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BBC 방송 '앤드류 마르쇼'에 출연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우)가 앤드류 마르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6월23일 영국의 EU 잔류 여부를 결정짓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내부 균열이 격화되면서 캐머런 총리가 난관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EU 정상회의에서 개혁안이 합의되며 한 숨 돌렸지만 영국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브렉시트는 영국 보수당의 균열 뿐만 아니라 영국의 해체, EU 공동체의 붕괴로 치닫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브렉시트 우려가 가중된 것은 영국 집권 보수당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브렉시트 지지를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 존슨 시장은 최후의 선택이지만 영국민을 위한 최선책이라며 EU 탈퇴 캠페인에 가세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외에도 앞서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과 이언 던컨 스미스 영국 고용연금부장관은 브렉시트 캠페인 지지를 선언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존슨 시장의 브렉시트 지지 선언으로 브렉시트 캠페인 지지자들은 더욱 탄력을 받는 동시에 캐머런 총리의 EU 잔류 설득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즈(IBT)는 관련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32%가 존슨 시장의 선택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대답했다.
이날 BBC ‘앤드류 마르쇼’에 출연한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것은 어둠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우린 EU 내에서 더 안전하고 더 강해지고 더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관료들과 대기업들은 EU 잔류를 적극 지지했다. 또 다른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과 테레사 메이 내무 장관들은 캐머런 총리의 손을 들었다. 또 런던FTSE100지수 내 50여곳의 기업은 EU 잔류를 지지하는 내용의 연명 서한을 준비하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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