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메자닌(주식관련사채) 발행이 전년의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여파로 회사채시장 침체가 지속된 영향에 자금조달이 궁한 코스닥사들이 메자닌 발행을 선택한 결과다.
24일 자본시장연구원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기업의 작년 메자닌 발행규모는 총 2조480억원으로 지난 2014년(1조516억원) 대비 94.7% 급증했다.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뜻하는 메자닌은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교환사채(EB) 등을 말한다. 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동시에 지닌 금융상품으로 전환 청구나 신주인수권행사 등을 통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전체 메자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가운데 82.7%는 CB 발행을 통해 이뤄졌다. CB, BW, EB 발행규모는 각각 1조6934억원, 1473억원, 20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배, 2.4배, 8.4배 늘었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의 기업 신용등급 하락이 대거 발생하면서 회사채 발행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한 점은 회사채 발행을 어렵게 한 배경이 됐다.
작년 나이스신용평가의 등급하락·상승 기업수는 각각 61개사, 10개사로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많은 기업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59개사, 10개사, 한국기업평가는 51개사, 8개사 등으로 등급 하락 기업수가 등급상승 기업수를 압도했다.
무엇보다 작년 7월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손실 여파는 하반기 회사채시장 위축의 불씨가 됐다. 태희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회사채간 양극화가 지속되고 회사별 투자수요 차별화 양상이 심화되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코스닥기업의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 초 회사채를 발행한 코스닥사 중 다수가 수요미달을 기록해 CB, BW를 통해 어렵게 자금을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AA등급의 코스피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결과 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작년 말 AA-등급 회사채 3년물과 국고채 3년물간의 신용스프레드는 58bp(1bp=0.01%p)를 넘어서며 지난 201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투자자의 우량채 선호와 회사채간 양극화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코스닥사의 메자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움직임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올 들어 코스닥사의 CB 발행결정 공시 건수는 17일 현재 35건에 달한다.
태 박사는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사들의 CB와 BW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모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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