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주관 교복 구매제' 부작용 많아…공정위, 입찰 절차 개선 권고
학생 빼돌리기·입찰 무산 시도 등 횡행
2016-03-02 16:30:44 2016-03-02 16:30:44
교복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도입된 '학교주관 교복구매제'에 부작용이 많아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도개선 권고안을 발표했다. 
 
2일 공정위는 학생교복 시장을 분석한 결과 입찰 과정에서 사업방해 등의 문제점을 발견했고 이와 관련한 제도개선방안을 소관부처인 교육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학교주관 교복구매제는 고가의 교복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학교별로 입찰을 실시해 교복을 공급받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공정위의 조사 결과 교복사업자가 낙찰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거나 입찰 자체를 무산시키는 등의 부정한 행위들이 반복해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교복 가격을 낮추려고 도입한 제도가 교복 시장을 오히려 어지럽혔다는 지적에 따라 공정위가 제도 개선에 나섰다.
 
학교주관구매제에서 나타난 사업방해활동 유형의 대표적이 사례는 입찰에 탈락하거나 참여하지 않은 사업자들이 신입생을 대상으로 학교주관구매를 신청하지 않도록 것.
 
학생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주관구매의 교복 품질이 낮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광고한 뒤 '교복물려입기'를 신청토록 한 뒤 자사의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학교주관구매제는 원칙적으로 모든 학생이 참여해야 하지만 교복물려입기나 교복장터 활용은 예외 대상이기 때문이다. 현재 학교주관구매제는 물량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찰이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구매를 포기할 경우 낙찰사업자가 재고 등의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입찰절차 개선을 단기방안으로 내놨다. 학교가 신입생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교복구매물량을 확정한 후 입찰을 실시하라는 것이다. 
 
개선안이 시행되면 입찰참여사업자는 확정된 공급물량이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입찰단가도 산정할 수 있고, 재고부담 우려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신입생이 하복부터 교복을 입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기존 학교구매제에서 발생하는 또 한가지 사업방해 유형은 대형 브랜드 업체들이 경쟁사업자들과 합의해 아예 학교주관구매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다. 입찰이 진행되려면 1개 이상 업체가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입찰 자체가 무산될 경우 학교주관구매가 실시되지 못한다.
 
중장기 방안으로는 교복 표준디자인제를 통한 학생교복시장의 경쟁원리 도입이다. 각 교복디자인별로 규모의 경제원리가 적용될 수 있는 등 일반소매점 및 온라인 등을 통해 교복 납품 및 구매가 가능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제도개선 중장기 방안으로 교복 표준디자인제를 통해 교복시장에 경쟁원리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복의 디자인을 10~20개로 제한하고 각 학교별로 교복을 선택하게 해 각 디자인별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일반소매점이나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현재 수요독점 체제인 교복시장을 변화시켜 다양한 가격과 품질의 교복 제품을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송정원 공정위 시장구조개선과장은 "지난달 29일 교육부에 제도개선을 요청했고 교육부가 이를 검토해 4~5월 사이에 확정하는 교복구매운영요령에 반영할 것"이라며 "내년 입찰 부터는 개선·개정된 운영요령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브랜드 교복업체들이 배포한 광고 전단지/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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