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공작기계사업부를 매각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박용만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내려놓고 올해부터 두산인프라코어에 전념하게 됐지만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연내 상장키로 했다. 사진은 미국 노스다코다주 비스마크에 위치한 두산밥캣 액셀러레이션센터.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지난 2일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사업부를 MBK파트너스에 1조 1308억원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은 사업양수도방식으로 이뤄지며 다음 달 중 양수도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SC PE(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가 제시했던 1조3600억원에는 못 미치는 액수다.
회사 측은 매각대금의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연결기준 5조552억원에서 3조9000여억원 수준으로 떨어지게 됐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연말 기준 267%에서 203%로 약 64%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유동성 우려는 완화됐다. 매출은 줄어들겠지만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인건비 1170억원, 비용 및 구매가 절감 등으로 인해 총 2817억원의 영업이익 개선효과가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매출 증가 없이도 인위적 비용 감축으로 수익성은 개선된다는 얘기다.
공작기계사업부의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1조3445억원으로 전체의 17.2%를 차지한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공작기계 사업부문 매각 후 건설기계와 엔진, 2개의 사업부문으로 구조를 재편해 사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인한 영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지난해와 올해 바닥을 찍고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회복세 역시 가파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도 이러한 시장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업부 매각으로 순차입금 및 금융비용 규모는 줄어들긴 했지만 순차입금은 여전히 3조원대로 높은 편이다.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안으로 두산밥캣의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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