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잘 나가는데"…손흥민, 힘겨운 주전 경쟁
토트넘은 EPL 첫 우승 '조준'…손흥민은 2골 그쳐
2016-03-06 14:01:51 2016-03-06 14:01:5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이적한 손흥민(24·토트넘)이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슷한 포지션의 선수들이 맹활약하는 가운데 소속 팀이 첫 EPL 우승을 노리고 있어 좀처럼 반전을 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토트넘은 지난 5일 밤(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5-2016 EPL 29라운드 아스널과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토트넘은 아론 램지와 알렉시스 산체스에게 2골을 허용했으나 토비 알베르베이럴트와 해리 케인의 득점으로 결국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특히 '북런던 더비'라 불리는 토트넘과 아스널의 맞대결은 EPL에서 가장 치열한 라이벌전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엔 두 팀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라 있어 그야말로 이번 경기는 우승을 향해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가 됐다.
 
손흥민은 2-2로 팽팽하던 후반 37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약 12분만을 소화했다. 경기에 앞서 복수의 현지 언론과 축구 통계 사이트에서 손흥민의 선발 출전을 예상했으나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손흥민은 올 시즌 '북런던 더비' 3경기에 모두 교체 출전하며 사실상 중요한 경기에서는 중용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품게 했다.
 
토트넘의 EPL 전체 일정을 보더라도 손흥민이 선발로 나선 것은 팀의 29경기 중 9번에 그쳤다. 출전 경기 중 12경기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결과물도 2골 1도움에 그치는 등 빈약하다. 손흥민은 최근 10경기에서 득점이 없으며 지난 1월21일 레스터시티와 경기에서 2-0 승리를 이끄는 득점을 올린 게 가장 최근 터뜨린 득점이다. 독일에서 뛸 때의 손흥민은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세우며 결정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됐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강한 압박을 추구하는 EPL 특성에 적응하느라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안정적인 팀 전력과 경쟁 선수들의 상승세도 손흥민의 주전 경쟁을 힘겹게 하는 요인이다. 주 득점원 케인(17골)은 EPL 개인 득점 3위에 올라 있으며 손흥민과 비슷한 포지션에서 뛰는 에릭센(5골), 알리(7골), 라멜라(3골)의 활약도 좋다. 손흥민과 더불어 교체 출전으로 중용되는 샤들리(3골)의 발끝도 날카롭다. 이 가운데 손흥민은 수비수인 다이어(3골)와 알베르베이럴트(3골)보다도 적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어 "골이 없다"는 현지 언론들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주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케인을 최전방에 두고 공격 2선에 알리, 에릭센, 라멜라를 주로 쓰고 있다.
 
게다가 토트넘은 EPL 20개 팀 중 레스터시티(52골)에 이어 팀 득점 2위(51골)를 달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최소실점은 1위(24골)를 기록 중이다. 팀으로서는 선수 구성을 크게 바꿀 이유가 없다.
 
토트넘은 1882년 창단 이래 처음으로 EPL 우승에 근접한 상태다. 토트넘의 우승 기록은 EPL 출범 전인 1950-1951시즌과 1960-1961시즌 1부리그 우승이 전부다. 1992년 EPL 출범 이후 우승은커녕 3위 안에 든 적도 없다. 항상 4~6위권에서 '다크호스'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토트넘이 사상 첫 리그 우승 기회를 잡은 만큼 갑자기 손흥민이 주전으로 도약하기는 더욱 힘겨울 것으로 전망된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28일 2200만파운드(당시 약 408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토트넘과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 선수 최다 이적료'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화려하게 EPL 무대로 비상했기에 국내외 모두에서 기대가 높다.
 
하지만 EPL은 결과 앞에서 냉정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인상적인 장면을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게 현재 손흥민의 숙제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올 시즌 팀의 리그 29경기 중 9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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