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청년층 빈곤화, 미래가 무너진다
2016-03-10 06:00:00 2016-03-10 06:00:00
청년층의 빈곤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이 431만6000원으로, 2014년보다 0.6% 줄어들었다. 20~30대 가구의 소득이 감소한 것은 2003년 가계동향 조사 시작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더욱이 다른 연령층의 소득은 증가세를 보여, 청년층의 박탈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40대 가구 월평균 소득은 2.8% 늘었고, 50대 가구는 2.0%, 60대 이상은 6.8%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서도 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35세 미만 가구 빈곤율은 2006년 10.7%에서 2014년 12.2%로, 8년 사이에 1.5%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35~50세 가구의 빈곤율이 9.7%에서 6.3%로, 50~65세 가구 빈곤율은 15.2%에서 12.4%로 낮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청년층 가구 소득 감소의 원인으로는 고용불안이 첫 손에 꼽힌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인 9.2%를 기록했다. 안정된 일자리가 줄고 비정규직 취업이 많아지는 등 고용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30대 그룹의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21개 그룹만이 계획을 확정했으며 9개 그룹은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21개 그룹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가 기업에 청년 채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데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30대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경제활동을 오랫동안 해 나갈 세대들이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누리면서 적극적으로 소비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드러나는 지표는 이와 정반대다. 사회를 이끌 청년들이 가난해지면서, 쓸 돈이 줄어들고 있고, 결국은 내수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정부는 노동시장 개혁을 해법으로 들고 있지만, 사회적 합의 없는 강행은 소모적 정쟁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회적 뒷받침이 없는 섣부른 노동개혁은 빈곤층 확대와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공사니 크다. 청년층 고용과 경제적 안정은 앞으로 수십년간 우리 사회의 발전을 좌우할 핵심적 사안이다.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학계, 재계와 노동계가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야 한다. 최선의 해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일방적 주장을 멈추고, 다양한 의견을 한데 모아야 할 것이다.
 
손정협 증권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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