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판매인기순' 비밀은 '광고비 많이 낸 순'
공정위, G마켓 등에 시정명령 및 과태료 부과
'광고 사실' 안 알리거나 확인 어렵게 표시
2016-03-09 16:37:06 2016-03-09 16:37:06
자사에 광고비를 낸 입점 사업자의 상품들을 ‘베스트상품’ 등으로 우선 노출하면서, 해당 상품이 광고 상품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오픈마켓들이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광고비를 낸 온라인 쇼핑몰 입점 사업자의 상품을 모바일 쇼핑몰 상품랭킹 등에 우선 전시했음에도 이를 축소·은폐한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SK플래닛(11번가), 인터파크(인터파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태료 총 26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오픈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상품을 검색하면 낮은가격순, 누적판매순, 평가높은순 등으로 정렬된다. 인터파크는 ‘추천상품순’, 옥션은 ‘판매인기순’ 등의 분류를 쓰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오픈마켓들은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검색된 상품을 고르게 될 확률이 높다는 점을 이용해 광고 상품을 우선 전시하고, 광고비를 많이 낸 상품일수록 상단에 배치했다. 옥션의 경우 광고를 구입한 사업자가 원하는 순위와 현재 순위 간 차이만큼 가산점을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오픈마켓들은 ‘광고 느낌 없이 상품 홍보를 할 수 있다’며 입점 사업자들에게 광고를 판매했다.
 
PC 쇼핑몰에는 ‘강력추천’과 ‘특가마켓’ 등의 제목을 단 영역에서 상품을 전시할 때 입점 사업자의 상품만을 전시했다. 이 과정에서도 오픈마켓들은 광고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결국 소비자들은 일반 상품에 접근하려면 일반 상품들이 전시된 페이지를 찾거나 스크롤바를 한참 내려야 하는 구조가 됐다.
 
특히 오픈마켓들은 광고 상품이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길게는 4∼5년간 전혀 알리지 않다가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 뒤에야 표시하기 시작했다. 이마저도 확인하기 어려운 곳에 모호한 표현으로 표시해 소비자가 ‘광고 상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게끔 했다. G마켓의 경우 ‘i안내’ 아이콘을 클릭해야만 프로모션 상품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이에 공정위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의거해 3개 사업자들에게 60일 내에 특정 영역과 상품 검색결과 화면 상단에 전시된 상품이 광고를 구입한 상품이란 사실을 구체적으로 공지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상품 전시 순위를 결정하는 요소 중 광고와 관련된 부분을 구체적으로 알리라고 지시했다.
 
다만 이번 적발이 처음인 데다 현행법상 과태료 상한선이 1000만원이어서 과태료는 이베이코리아 1000만원, SK플래닛과 인터파크 각 800만원 등 총 2600만원에 그쳤다.
 
공정위 관계자는 “표시·광고와 관련한 거짓·과장 또는 기만적 소비자 유인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자들에 대한 점검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판매액 기준 오픈마켓 시장규모는 연간 15조885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은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39%)과 옥션(26%)이 1·2위를 차지했고, 11번가(32%), 인터파크(3%)가 뒤를 이었다. 오픈마켓들은 2014년에만 광고매출로 2835억원을 올렸다.
 
세종=이해곤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자사에 광고비를 낸 입점 사업자의 상품들을 ‘베스트상품’ 등으로 우선 노출하면서, 해당 상품이 광고 상품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오픈마켓들이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사진은 G마켓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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