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및 금융지주사의 주주총회가 이번 주 일제히 열린다. 올해 금융사 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지배구조와 후계구도의 변화로 요약된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외이사 등이 결정되면서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1~2년 가량 남은 금융사에서는 차기 CEO 후보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법 시행령 시행을 앞두고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재정비가 이뤄진다.
우선 오는 8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이들 금융사들은 관련 내용을 정관에 담아 주총 안건으로 올린다. 회사의 주요 결정을 이사회에 집중시키고 사외이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행령에 따르면 은행과 금융지주회사는 자산규모에 관계없이 이사회를 사외이사 3인 이상, 이사총수의 과반수로 구성해야 하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따로 구분해야 한다.
또 회사의 전략기획(CSO), 재무관리(CFO), 위험관리(CRO) 담당 업무집행책임자를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이사회가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CEO와 사외이사, 감사위원을 추천하는 인사권을 갖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권한을 강화하면서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CEO뿐만 아니라 전략기회, 재무관리, 위험관리 업무 담당자까지 이사회가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배구조법 시행령이 해당되는 곳이 신한·KB·하나금융지주로 금융지주 등 3개사다. 이들은 계열사 CEO와 사내이사를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갖고 있어 후계구도 변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우 회장의 임기가 1년 가량 남은 신한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7개 계열사 CEO 인사를 확정한다.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의 후임으로 이병찬 전 부사장이 임명됐으며, 신한금융투자 강대석 사장은 3연임에 성공했다.
또, 지난 5년간의 임기를 마친 남궁훈 이사회 의장을 ‘기타비상무이사’라는 예외적인 직함을 만들어 재신임했다.
KB금융은 김옥찬 사장이 사내이사에 오르지 못하고 윤종규 회장, 이홍 국민은행 부행장 2인 체제를 유지한다. KB금융 이사회는 사외이사 임기 1년이 모두 끝났지만 지배구조 안정을 이유로 1년 더 연임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 외에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통합 전 하나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2명을 신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이들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면 차기 회장 후보인 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18년 3월까지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그룹장(전 수석부행장) 2인 사내이사 체제에서 남기명 그룹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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