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설 서버 차단 속도…판단 한계 우려도
문체부 긴급 차단 권한 도입…사설 서버 대응 속도 개선
도메인 변경·해외 서버 회피 구조…기존 대응 한계 해소 기대
클라이언트·파일 공유 구조…사이트 차단만으로 한계
2026-05-03 11:55:13 2026-05-03 11:55:13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정부가 오는 11일부터 저작권 침해 사이트에 대한 긴급 접속 차단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불법 게임 사설 서버 대응 속도가 빨라질 전망입니다. 다만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고, 서비스 종료 게임을 이용자가 선의로 되살리는 사례까지 일률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를 두고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11일부터 인터넷망 사업자에게 저작권 침해 사이트 접속 차단을 직접 명령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저작권법 개정에 따른 조치로 불법 게임 사설 서버도 긴급차단 대상에 포함됩니다. 기존에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문체부가 긴급차단 절차를 통해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긴급차단은 접속 차단 외에 다른 현실적 수단이 제한된 경우에 적용됩니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 이용자를 겨냥해 게임 사설 서버를 운영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문체부는 인터넷망 사업자에게 접속 차단을 명령하고, 이후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차단 여부를 확정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진행합니다.
 
문체부는 신고 접수 이후 3일 안에 접속 차단 조치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는 5일 이내 이뤄져야 합니다. 심의 전이라도 문체부가 인터넷망 사업자에게 먼저 알리고 차단 준비를 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차단 기간을 더 줄이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이 기간을 최소 1일까지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차단 속도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불법 사설 서버 운영자들은 홈페이지 도메인을 바꿔가며 이용자를 모으고, 게임 서비스 수익을 얻어왔습니다. 기존 체계에서는 차단까지 수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어, 운영자가 단속 전까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속도 개선 요구의 배경에는 처벌 및 신고 구조의 한계가 있습니다. 불법 사설 서버 운영은 징역형과 범죄수익 몰수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죄 행위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운영자가 도메인을 바꾸거나 해외 서버로 옮기며 단속을 피하는 일이 반복돼 왔습니다. 피해 규모에 비해 처벌이 충분히 현실화되지 못하고, 단속 이후에도 유사 서버가 다시 등장하는 구조가 이어졌다는 지적입니다.
 
다만 차단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서 불법 사설 서버 문제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운영자가 새 도메인을 만들거나 해외 서버를 옮기는 등의 우회 접속 방식을 활용하면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용자 피해 신고에 의존하는 구조도 문제로 꼽힙니다. 사설 서버는 공식 서비스가 아닌 만큼 결제 피해나 계정 문제 등이 발생한 뒤에야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 변호사는 사설 서버 단속과 관련해 "대부분 이용자들의 피해에 따른 자진 신고로 적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게임 분야의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웹툰이나 영상 불법 사이트와 달리 게임은 클라이언트를 한 번 내려받으면 파일 공유 방식으로 이용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정 홈페이지를 차단하더라도 이용자가 이미 내려받으면 클라이언트나 다른 공유 경로를 통해 접속을 이어갈 수 있어 사이트 차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저작권 침해 판단의 한계도 남아 있습니다. 게임은 이미지나 영상만으로 침해 여부를 비교하기 어려운 복합 저작물입니다. 웹툰이나 영상 불법 사이트와 달리 클라이언트를 한 번 내려받은 뒤 파일 공유 방식으로 이용이 이어질 수 있어 사이트 차단만으로 단속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황성기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의장은 불법 사설 서버 규제와 관련해 "현행법보다는 진전된 내용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불법 사설 서버 규제 조항이 게임산업 육성과 이용자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악의적 침해 서버와 선의의 이용자 서버를 구분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을 이용자가 계속 즐기기 위해 운영하는 서버나 게임사가 사실상 묵시적으로 허용해온 사설 서버까지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있는지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더 이상 공식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게임이나 이용자 서버 문화가 자리 잡은 사례는 영리 목적의 악의적 서버와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철우 변호사는 불법 사설 서버 대응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사설 서버라고 다 같은 사설 서버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기존 게임의 이름과 구성 등을 그대로 가져와 외관상 저작권 침해가 명백한 경우는 우선 조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저작권 침해 기준이 모호한 경우까지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문체부는 11일부터 인터넷망 사업자에게 저작권 침해 사이트 접속 차단을 직접 명령할 수 있다. 이는 저작권법 개정에 따른 조치로 불법 게임 사설 서버도 긴급차단 대상에 포함된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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