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서서히 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은 후 중개업체로 참여하거나 기존 중개업체들과 협력에 나서고 있는 것.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사의 행보에 대해 중기특화 선정 시 가산점을 받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는 시행 초기 5개사에서 최근 3곳이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 8개사로 늘었다. 3개 신규업체 중 증권사는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두 곳이며, 이달 17일부터 업무를 개시했다.
IBK투자증권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펀딩 등 문화콘텐츠 분야 펀딩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사진/IBK투자증권 홈페이지
IBK투자증권은 영화 관련 문화콘텐츠 분야 펀딩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가운데 현재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5억원 규모의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바이오 및 인공지능, 뷰티 등 트렌드 변화에 부합하는 기업에 대한 중개를 담당한다는 목표다.
증권사들은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창업기업 지원’ 등을 참여 이유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중개업체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이 분야에 진입하면서 여러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중기특화 증권사 선정에서 가산점을 받기 위한 의도가 가장 크다”고 비판했다.
금융당국은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 중기특화 증권사를 5개 내외로 선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0여개 중소형 증권사들은 차별화된 성장전략 확보를 위해 이번 선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정평가에는 정성평가 80%, 정량평가 20%가 반영되는데, 정성평가 80점 중 50점은 시장참여 의지 항목이다. 실질적으로 전체 평가배점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크라우드펀딩 실적도 이 항목에 반영된다.
다른 중개업체 관계자는 “가산점 문제 말고도 기존 중개업체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증권사들의 진입이 반갑지만은 않다”면서도 “창업기업에 대한 경험이 많고 이해도가 높은 기존 업체가 좀 더 유리한 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진행된 대덕특구 크라우드펀딩 투자 IR 행사 모습. 사진/인크
한편, 기존 중개업체들은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와디즈, 인크, 오픈트레이드 3개사는 지난 24일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대덕특구 크라우드펀딩 투자 IR’에 참여했으며,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공동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인크 관계자는 “아직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업체 간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시장을 키우고 대중들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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