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자체 인쇄소가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침범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7일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자체발간실 운영현황'을 분석한 결과, 17개 광역 지자체 중 11곳(65%)이 자체 발간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자체 발간실이란 지방자치단체의 공문서 등을 발간하기 위해 전문 인쇄장비를 보유하고 인쇄전문 공무원이 상주 근로하고 있는 지자체 운영 인쇄소를 말한다.
발간실을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는 경기, 강원, 전북, 경남, 제주, 광주, 대구, 대전, 인천, 울산, 세종 등이며, 미보유 지자체는 서울, 부산, 충북, 충남, 전남, 경북 등이다.
11개 지자체의 자체 발간실에서 연간 발간하는 인쇄물 규모는 38억원으로, 특히 경기의 경우 자체 발간금액이 12억2000여만원에 달했다. 전체 30%가량의 비중이다.
발간실 내 직원수나 보유장비도 일반 인쇄 중소기업 규모보다 컸다. 최근 3년 평균 경기는 10.3명, 대전·광주는 7명으로 국내 인쇄 중소기업 평균 근로자 수(3.9명)보다 많았다. 보유하고 있는 인쇄장비도 평균 6.6대로, 인쇄기업 평균 보유대수(1.7대)보다 세 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연스레 자체 발간실 예산 중 68%가 인건비 등 간접인쇄비에 투입되고 있다. 이에 중기중앙회는 "예산절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자체 발간실이 오히려 예산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쇄 사업자 수는 지난 10년간 3884개가 감소했으며, 일자리도 10년 동안 절반(49.4%)가량 줄어들었다. 이에 인쇄업계에서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예산절감 등의 명목으로 광역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자체 발간실을 조속히 축소 또는 폐지해 지역 내 인쇄 기업들에게 물량을 되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수곤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인쇄업체는 고사 직전"이라면서 "지자체에서 지나치게 비대한 자체 발간실 운영으로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침해하고 있어 자체 발간실 축소를 위한 대정부 건의 및 단체행동 등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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