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SK(003600)텔레콤이 CJ(001040)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둘러싼 경쟁사들의 비판에 대해 “합병법인은 지배적 사업자가 아닌 강력한 2위 사업자의 등장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KT(030200)의 독주 체제를 막을 수 있는 유력한 경쟁사업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보고서가 이번주 공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KT와 LG(003550)유플러스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끼리의 이번 인수합병을 승인한다면 통신·방송 시장의 독과점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재차 공정위에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경쟁제한성 판단, 권역 단위냐 전국 단위냐
KT와 LG유플러스는 학계 자료를 들어 “이번 인수합병으로 인해 CJ헬로비전의 독점 방송권역 중 19곳에서 SK군의 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유료방송 시장은 전국적 경쟁상황을 검토해야 하고, 이번 인수합병도 전국 사업자 간의 기업결합”이라고 반박했다. 방송 플랫폼 헤게모니가 이미 전국 사업자인 인터넷TV(IPTV)로 넘어간 상황에서 KT(865만명)는 유료방송 2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416만명) 대비 2배 수준의 가입자를 보유한 지배적 사업자라는 주장이다.
향후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법인이 탄생하면 가입자수는 765만명으로 늘어나 KT와의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
◇결합상품 시장 강자, SK텔레콤이냐 KT냐
결합상품 시장의 시장 지배력 전이 여부는 이번 인수합병 사례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케이블TV 방송과 이동전화를 엮은 새로운 형태의 결합상품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에서 SK군이 51.1% 점유율로 1위라는 점을 들어 지배력 전이가 명확하게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SK텔레콤은 결합상품 시장에서 1위는 KT임을 강조하고 있다. 전체 방송통신 결합상품 중 이동전화 결합률은 42.6%지만 유선전화 결합률은 57.9%, 초고속인터넷 결합률은 96%로 더 높고,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결합시장에선 KT가 각각 점유율 62.2%, 50.2%로 1위라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은 “합병 이후에도 유료방송·초고속인터넷·유선전화 시장에서 확고한 1위는 KT”라며 “합병법인은 2위 사업자로서 시장의 질적 경쟁을 촉진하고 케이블TV 결합상품 혜택을 확대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사 목적, ‘경쟁자’ 아닌 ‘경쟁’ 보호여야”
SK텔레콤은 이번 인수합병에 대한 정부 심사의 목적이 ‘경쟁사’ 보호가 아닌 ‘경쟁’ 보호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쟁사들의 강력한 반대 사유가 기업결합 이후 예상되는 가격 및 서비스 경쟁 심화를 우려하기 때문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SK텔레콤은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 기간은 국가별 규제 시스템과 사안별 특수성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해외 사례만을 들어 국내 규제기관의 심사 기한 연장을 요구하거나 심사 절차를 비방하는 것은 국내 법정 절차를 무시하라는 주장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KT가 2010년 이후 ‘탈통신’을 목표로 금호렌터카, 스카이라이프, BC카드 인수 등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신사업을 모색했듯, SK텔레콤도 아이리버, SK하이닉스, 하나카드 등 ICT 생태계 영역 전반에 걸쳐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며 “CJ헬로비전 인수합병도 방송·통신업계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융합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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