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마무리 후 첫 주말을 호남에서 보낸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7일에는 4·13 총선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충청권 공략에 나섰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하면서 충청 지역은 지역에 기반을 둔 원내 정당 없이 이번 총선을 맞이하게 됐다. 무주공산이 된 충청 민심을 어느 당이 선점하느냐에 이번 총선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오전 대전 유성문화원에서 대전·충남 국회의원 후보자들, 오후에는 충북 괴산군 정당 선거사무소에서 충북 국회의원 후보자들과 연석회의를 갖고 ‘경제살리기 결의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결의문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8년, 새누리당 정권 8년간 전국의 국민들은 온갖 소외와 경제적 고통을 겪었다”며 “소수의 재벌들만 살아남는 특혜경제, 기득권세력에게만 유리한 불평등경제, 청년부터 노인까지 미래를 걱정하게 하는 불안경제가 새누리당 8년이 만들어놓은 우리 경제의 현주소”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제는 바꿔야 한다. ‘나홀로 경제’를 끝내고 함께 잘 살 수 있는 '더불어 경제'로 바꿔야 한다”면서 “총선에서 박근혜 정권이 저지른 경제 정책의 실패를 국민이 심판해 독선적이고 오만한 정권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이어 “분열되고 흩어진 야권이 아니라, 준비된 제1야당 더민주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라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는 경제정당, 국민이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수권정당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더민주는 이날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살리기를 기조로 다양한 지역공약들도 발표했다. 다만 충청 민심 공략을 위한 카드였던 ‘국회 세종시 이전’ 공약을 일부 후퇴시키는 등 혼선을 빚었다.
당초 더민주는 총선 정책공약집에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수도 이전 문제에 민감한 수도권 민심에 역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지적 등이 나오면서 ‘국회 분원’ 설치로 한 발 물러섰다.
이용섭 총선정책공약단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총선정책공약집 발표회 자리에서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되, 전체 국회를 이전하는 문제는 앞으로 장기적으로 심도 있게 검토하는 것으로 정리됐다”며 “마지막에 김 대표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더민주의 충청권 공략과 관련해 당내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근들의 총선 성적에도 관심이 모인다.
충청권에서 공천을 받은 안 지사의 측근은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을 시작으로 조승래(대전 유성갑) 전 비서실장, 김종민(충남 논산계룡금산) 전 정무부지사, 나소열(충남 보령서천) 전 서천군수, 이후삼(충북 제천단양) 전 정무비서관 등이다. 당 안팎에선 이들의 원내 진입 여부가 ‘안희정 대망론’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8일 오후 충북 괴산군 정당선거사무소 현판식에 참석해 충북지역 국회의원 후보자들과 총선 필승을 다짐하는 만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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