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단일후보 됐지만…답답한 정의당
심상정 "야당 승리 위해 김종인 대표가 입장 내놔야"
2016-03-29 17:45:06 2016-03-29 17:51:53
총선에서 '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하는 정의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후보 간 각개격파식 단일화 논의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힘든 상황에서 당 차원의 야권연대 물꼬를 틀 길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성산에 출마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29일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를 누르고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노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요청해온 창원시민과 모든 과정·결과를 함께 한 더민주·정의당원께 거듭 감사한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정의당 박원석 후보도 이날 더민주 박광온 후보에게 "1대1 정책토론회를 통해 누가 야권의 대표로 적합한지 평가받자"고 제안했다. 박 후보는 "야권 후보단일화를 위해 나아가는 걸음을 환영한다"며 즉각적인 실무단 협상에 나서자고 화답했다.

 

이같은 후보별 개인 논의를 넘어 당 차원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실현 방안은 마땅치 않아 보인다. 더민주 이재경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시간적으로 봤을 때 당 차원의 (연대)논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시점으로 보여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표 재임 당시 합의된 '범야권 전략협의체' 구성도 무위로 끝난 상황에서 정의당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심상정 상임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권연대는 결국 제1야당의 책임이자 의지"라며 "당대당 야권연대를 파기한 상태에서 저희가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더민주가 후보 간 단일화를 촉구하는 상황은 정의당에 '소수당 후보에 대한 사퇴 강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27일 더민주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이 경기 고양갑과 수원정에서의 경선 필요성을 제기한데 대해 심 대표는 "두곳을 단일화하면 야당의 수도권 승리가 보장되냐"며 "대표인 제 지역구(고양갑)를 빌미로 다른 지역 출마자를 주저앉히려고 하는 꼼수 아니겠나"고 반박했다.

 

천호선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대전지역 현장 선대위에서 "우리 당은 당대당 야권연대에 대해 먼저 문을 닫은 것이 아니며 지역·후보별 야권연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분명히 갖고 있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고착 상황을 풀 수 있는 키를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쥐고 있는 상황에서 해결책이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야권 내에서 지금과 같은 '일여다야' 구도로는 총선에서 질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는 형성된 상황이다. 심 대표는 "지금이라도 야당의 공동 승리에 책임과 의지를 갖고 있다면 김 대표가 책임있는 입장을 내놔야 할 것"이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대응전략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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