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중국 성장통에도 문제없다
기술력 앞세워 중국 수요 둔화 상쇄…"2차 영향은 제한적"
2016-03-31 17:05:14 2016-03-31 17:05:29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 경제가 경착륙과 함께 성장의 중심축을 2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옮겨가는 등 구조조정을 가속화함에 따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를 향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수요 둔화로 실적에 직접적인 악영향이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업체들의 높은 기술력이 산업 환경 악화를 상쇄시켜 줄 돌파구가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실적 방어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기관인 한국기업평가가 30일 발간한 '중국 경제의 성장 구조변화가 국내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국내 업체들의 중국 수출 의존도와 글로벌 수요 시장 내 중국의 중요도 등을 감안할 때 중국 경제구조 변화는 국내 업체 실적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의 경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모바일 의존이 높은 편이고, 디스플레이의 경우 대형 패널은 TV, 중소형 패널은 모바일 비중이 크다. 문제는 모바일과 TV 모두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점. 중국은 TV 시장에서 2010년 이후 줄곧 20~25% 수준의 마켓쉐어를 유지하고 있고, 스마트폰 시장도 최소 2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IT 경기가 하락하게 된다면 중국 내 수요 역시 악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유준위 책임연구원은 "중국 수요 기반 약화가 1차적으로 수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면서도 "2차적인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선 반도체 분야를 보면, PC·스마트폰·태블릿 등 기기당 채용량이 늘고 있는 점이 수요 측면의 부정적 요인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과점화된 시장 구조 내에서 업체들이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세공정 전환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어 과도한 공급과잉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 내 반도체 수급 균형도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경쟁사 대비 선도적인 공정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원가경쟁력과 다양한 제품믹스 구성으로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도 뒤따랐다. 
 
지난해 가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OLED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수요 기반 약화와 함께 중국발 공급 확대 우려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상황이 더 좋지 않다. BOE, CSOT 등 중국 업체들이 8세대 중심의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고, 올해에도 설비 증설과 가동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는 단연 기술력이다. 국내 업체들은 LTPS, OXide 등 신기술로의 공정 전환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고부가제품 수요에 대한 적절한 대응력을 확보했고, 경쟁 우위 또한 유지하고 있다. 중국 업체 대비 생산력은 국내 업체가 5~6배 많은 편이라 중단기적으로 기술 격차에 따른 진입장벽이 유효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차세대 대스플레이로 각광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독보적 시장 지위 선점으로 고부가 중심 제품 믹스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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