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지난해 주요 건설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전년에 비해 소폭 증가한 가운데, 일부 회사의 경우 부채비율 250%를 넘기면서 재무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 수준의 부채를 안고 있는 업체들은 영업이익 개선 등 수익성 높이기에 여념이 없다.
5일 주요 건설기업 22곳의 지난해 연결기준 사업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평균 부채비율이 199.09%로 전년에 비해 1.7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이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부채비율은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한 수치로,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타인 자본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가장 이상적인 부채비율은 100% 이하지만, 기업의 차입경영이 일반화 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 안팎이 현실적인 수준이고, 250%를 넘어서면 안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건설사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동부건설(005960)로, 751%에 달했다. 2014년 3394%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외부 자본 의존도가 높다.
이어
한라(014790)가 전년에 비해 241%p 증가한 607%를 기록했다. 절대 수치로는 동부건설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라 관계자는 "연결회사 중에 배곧신도시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가 있는데, 100% 분양 완료하면서 분양선수금이 들어왔다. 하지만 공정률이 그에 못 미치면서 선수금이 부채로 인식돼 부채비율이 증가했다"며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매출로 반영돼 부채비율 감소는 물론, 재무구조까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구책 이행에 따른 차입금 감소, 회생채권 회수, 영업이익 개선 등으로 영업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실시 되면서 부채비율이 낮아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전년에 비해 101%p 증가한 한화건설 측은 "지난해 해외플랜트와 주택 부문 손실로 자본이 줄어들면서 부채비율이 증가했다"며 "실적 회복을 통한 자본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사업성 높은 곳을 선별 수주하는 등 내실경영에 힘쓰고 있는 만큼 올해는 실적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부채비율이 안정적인 건설기업들은 재무구조 건전성 제고는 물론, 손익구조 개선까지 복합적으로 진행돼야 부채비율을 감소시키고 정상화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동부건설을 제외하고 부채비율이 가장 많이 개선된 한신공영의 경우 "부채비율 감소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민간 부문에서는 자체사업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공공 부문에서는 채산성 높은 사업에 대한 선별적 수주 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며 "내부에서 재무구조개선 방안 등의 고민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수익을 많이 내서 잉여금을 늘리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능력평가 30위권 내의 주요 건설기업 가운데 부채비율이 300% 이상인 기업이 12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최원식 디자이너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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