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경선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확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CNBC가 씨티그룹의 설문조사를 인용한 결과 월가 기관투자자들과 시장 참가자들의 70%는 클린턴 장관이 미국 45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예측한 응답자는 10%였고 샌더스와 크루즈의 승리를 전망한 응답자는 거의 없었다.
정치인의 인기를 주가로 환산한 방식으로 측정하는 ‘프레딕트잇’에서도 투자자들은 클린턴의 압승에 베팅했다. 클린턴의 주가는 59센트인데 이는 투자자들이 클린턴 후보의 승리 확률을 59%로 점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의 주가는 17센트고 샌더스와 크루즈는 각각 16센트, 15센트였다.
또한 월가는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확신할 뿐 아니라,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클린턴 후보의 가장 주된 지지 세력이 바로 월가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자금 정보를 제공하는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의 총 정치자금 1억5900만달러 가운데 2100만달러는 월가 기업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월가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당선돼야 불확실성이 사라지며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레그 밸리에 호라이존인베스트먼트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많은 투자자는 잘 모르는 악마보다 잘 아는 악마를 선호한다”면서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개인 유권자들은 여전히 어떤 후보가 당선될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치전문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은 트럼프에 비해 10.8포인트 앞섰지만, 크루즈에 비하면 3.1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고, 존 케이식과 맞붙을 경우 오히려 6.3포인트 차이로 패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대선 문제가 증시가 엄청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보다는 기업 실적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이 오히려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피츠버그에 위치한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로이터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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