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현씨, 음반제작권 소송 패소 확정
대법 "음반제작 등 저작인접권자는 예전미디어"
2016-05-08 09:00:00 2016-05-08 09: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한국 록 음악의 대부 신중현(78)씨가 1968~1987년 작사·작곡·편곡한 238곡의 음반제작권을 두고 예전미디어와 벌인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대법원 1(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신씨가 예전미디어를 상대로 저작인접권 등 부존재확인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다만, 원심 판단 중 신씨가 주장한 대여권 부존재 확인청구 기각 부분은 저작권 자체가 신씨에게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청구는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재판부는 음반에 수록된 음악은 대부분 원고가 작사·작곡·편곡한 뒤 직접 노래를 부르는 등 원반 제작에 참여했고, 음반 표지에 이를 표시한 점이 인정되지만 킹레코드 음반사 운영자인 박성배가 음반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부 부담했고 제작된 음반 판매를 자신의 책임하에 수행한 사정 등을 종합해보면, 박성배는 음반의 저작권을 자신에게 귀속시킬 의사를 가지고 음반의 제작과정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을 진 법률상의 주체로 볼 수 있어 구 저작권법상 음반에 관한 저작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반면 원고는 음반 제작과정에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런 행위는 박성배의 기획과 책임으로 제작된 음반의 구체적인 녹음과정에서 사실적·기능적으로 기여한 것에 불과해 음반 저작자라고 볼 수 없고, 박성배와 공동 저작자로도 볼 수 없다그렇다면 음반에 관한 저작권 양도가 원고의 동의 없이 이뤄졌다고 해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은 옳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음반에 관한 권리 존속기간 역시 구 저작권법상 저작자가 사망한 다음 해부터 30년간으로 저작자 박성배가 2008년 이후 사망한 이상 음반 저작권은 여전히 존속하고, 원저작물을 재생할 수 있도록 음반에 녹음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원저작물과 다른 창작성이 있다저작권 존속기간 만료와 창작성이 없어 녹음자를 저작자로 볼 수 없다는 원고 주장은 이유 없고,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 역시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신씨는 1968년부터 1987년까지 커피한잔·봄비·늦기 전에·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빗속의 여인·님은 먼 곳에등의 노래를 발표했고 킹 음반기획대표 박성배씨가 음반 제작부터 배급·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졌다.

 

박씨는 19937월 자신이 제작한 모든 음반에 대한 저작인접권 등 모든 권리를 안모씨에게 양도했고 이후 SKC를 거쳐 19968월 예전미디어에게 넘어갔다. 이에 신씨는 음반에 대한 저작인접권은 박씨가 아닌 자신이므로 자신의 동의 없이 양도한 권리는 무효라며 예전미디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신씨의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2심은 음반 제작부터 판매과정까지 총 책임자인 박씨에게 저작권을 비롯한 저작인접권이 있다며 1심을 뒤집었다. 이에 신씨가 상고했다.

 

저작인접권은 연주자나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 등이 갖는 음반의 녹음·복제·전송할 권리이며, 이번 확정판결로 신씨 음반에 대한 녹음·복제·전송권은 권리존속기간 동안 예전미디어가 갖게됐다. 다만, 곡 자체는 여전히 작곡자인 신씨에게 저작권이 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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