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고승범·신인석·이일형·조동철 등 신임 금통위원이 참여한 첫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은 기준금리 '동결'이었다. 회의 전부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신임 금통위원들의 참여로 주목을 받았지만, 국내외 경제상황을 이유로 이들의 선택은 금리 동결로 결정났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11개월 연속 연 1.5%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5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지난달과 동일하게 유지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과 6월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이후 11개월 연속 연 1.5%로 동결 흐름이다.
금통위가 5월 기준금리를 지난달과 동일하게 유지한 배경에는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일부 국내 경제 지표들이 다소 나아지고는 있으나 수출 등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또 가뜩이나 급증한 가계부채 역시 부담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내수는 3월 이후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내수 개선은 경제심리의 개선, 승용차와 스마트폰 등 신제품 출시, 그리고 재정 조기 집행 등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어 "앞으로 국내 경제는 내수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미 연준의 통화정책과 신흥시장국의 경기 흐름, 유가의 향방과 같은 대외 리스크 요인 등에 비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금통위는 신임 금통위원들의 첫 금통위 참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회의 직전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등장한 신임 금통위원들은 향후 경기 흐름을 지켜보자는 판단 아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신임 금통위원들이 교체 직후 바로 통화정책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신임 금통위원의 취임 첫 회의인 만큼 바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금통위에서는 최근 뜨거운 감자인 기업 구조조정을 둘러싼 국책은행 자본확충방안에 대한 한은의 입장이 관심을 모았다.
이 총재는 최근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기간 중 언급한 자본확충펀드와 관련해 "현재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관계기관 협의체에서 논의하고 있고 확정된 바 없다"며 "자본확충펀드도 하나의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이어 "만약 자본확충펀드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규모가 어떻게 될지는 국책은행이 보유한 여신의 건전성 상황과 구조조정과정에서 자기자본비율과 여러가지 시나리오에 따라서 평가하고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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