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미국과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직무·숙련·성과 중심의 임금체계가 보편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세기 초반부터 테일러-포드주의 영향으로 직무급이 도입되기 시작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빠르게 확산됐다. 최근에는 직무등급별로 임금구간을 설정하고 숙련·성과 등 속인적 요인에 따라 임금을 차등하는 브로드밴딩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일임금법(The Equal Pay Act, 1963년), 민권법(Civil Rights Act, 1964년), 장애인법(Americans with Disabilites Act, 1990년) 등 고용차별금지 관련 법률들은 차별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서 직무급이 확산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독일에서는 사용자들에 의해 직무급이 도입됐으나, 노동계도 취약노동자들의 임금인상 및 임금차별 차단의 효과가 있음을 이유로 직무급을 유지하는 데 동의했다. 이후 독일 노동계는 사용자와 협상을 통해 직무평가 기준에 숙련을 일정 부분 반영토록 했다. 일례로 독일 금속산업 노조는 2003년 임금에 숙련과 성과를 모두 반영하는 내용의 신임금협약을 체결했다.
이밖에 일본에서는 ‘일본형 직무급’이라 불리는 역할급 형태의 임금체계가 확산되고 있다. 역할급은 직무급·직능급 도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유연한 조직운영이라는 가치는 유지하면서 임금의 연공성을 제거할 수 있도록 일본 노사가 만들어낸 방안이다.
고용노동부는 24일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직무·숙련·성과 중심의 임금체계가 보편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우리나라에서도 호봉제 비중이 2009년 72.2%에서 지난해 65.1%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다만 임금의 연공성은 2010년 3.43에서 2014년 3.72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임서정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대기업에서 아직도 연공급에 집착하는 것은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고용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주요 선진국은 기술진보, 글로벌 경쟁, 고령화 등에 따라 직무·능력·성과 중심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임금체계 개편을 꾸준히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임 정책관은 특히 “특히 노조가 기업의 경쟁력과 함께 근로자들 간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직무급 도입을 요구해 온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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