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현대상선(011200)이 해외 선주와 막바지 용선료 인하 협상에 돌입했다. 용선료 인하에 성공하더라도 현대상선은 채무재조정, 해운동맹 가입 등 앞으로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현대상선 회생의 관건인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배를 빌려 쓰는 비용) 인하 협상이 열린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 서관 로비에서 현대상선 김충현 CFO와 현대상선측 용선료 인하 협상을 주도한 마크 워커(오른쪽) 미국 밀스타인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이야기를 나누며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상선의 채권단은 24일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재조정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방안은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출자전환 등이 이뤄졌을 때 실행되는 조건부 지원안으로, 의결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단이 먼저 고통분담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용선료 협상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용선료 협상이 불발될 경우 채권단의 이 방안도 무효가 된다.
현대상선은 해외선주와 용선료 인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마감시한을 30일까지 보고 있지만 여러가지 역학 관계상 이달내 결론을 내기 쉽지않을 전망이다. 다른 해운업체들과의 형평성, 주주와 투자자들의 항의 등을 고려해봤을 때 해외 선주들 역시 용선료 인하 결정을 내리기 쉽지않은 환경이라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용선료 인하 협상이 불발될 경우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돼 선주들로서는 용선료를 떼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배를 회수해 다시 대여한다해도 현 운임을 고려해봤을 때 현대상선에게 받는 용선료보다 더 받지 못할 수 있다.
용선료 인하 협상에 성공하더라도 현대상선은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우선 한차례 실패했던 사채권자 채무재조정에 다시 나서야 한다.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공모 사채권자 대상으로 한 사채권자 집회에서 8043억원의 채무재조정 방안이 논의된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17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회사채 1200억원의 만기연장을 시도했지만 사채권자들의 반대로 실패한 바 있다. 30일까지 용선료 협상 결과가 나오게 되면 사채권자 집회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사채권자들과의 조정에 실패할 경우 역시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상선은 최근 출범한 새로운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도 재가입해야한다. 세계 3위 선사인 프랑스 CMA CGM과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 등이 모여 오션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면서 나머지 선사들도 이합집산해 지난 13일 디 얼라이언스 결성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독일의 하팍로이드, 일본의 NYK, K-LINE, 한진해운이 포함됐지만 현대상선은 제외됐다. 현대상선은 법정관리가 거론되면서 동맹에 배제됐지만, 용선료 인하 현상을 비롯한 경영정상화 방안이 윤곽이 드러내는 시점에 다시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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