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부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덕규(66) 합천가야농협조합장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지난 1일 최 조합장과 농협중앙회 임원 오모(54)씨, 최 조합장의 선거캠프 관계자 최모(55)씨에 대해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일 밝혔다.
최 조합장 등은 올해 1월12일 농협중앙회장 선거 당일 결선 투표 직전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고,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농협중앙회 임직원을 동원해 대의원을 상대로 선거운동한 혐의다.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는 오는 3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5일 최 조합장의 측근인 김모(57)씨를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으며, 다음날 최 조합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씨는 농협중앙회장 결선 투표 직전 '김병원 후보자를 찍어 달라'는 최 조합장 명의의 메시지를 대의원 291명 중 107명에게 보내 후보자가 아니면서 선거 당일 선거운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후보자 이외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음에도 지난해 12월30일부터 올해 1월11일까지 340여회에 걸쳐 최 조합장을 지지하는 문자를 전송하거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4월6일 최 후보자의 사무실과 자택을, 같은 달 20일 농협중앙회 관계자 3명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최 조합장 등에 대한 수사를 더 진행한 이후에는 당시 선거에서 당선된 김병원(63) 농협중앙회장도 소환해 최 조합장과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최 조합장은 기호 2번으로 출마한 농협중앙회장 1차 투표에서 총 6명의 후보 중 3위를 차지해 결선 투표에는 오르지 못했고, 농협양곡 대표 출신의 김 회장이 결선 투표에서 총 290표 중 163표를 얻어 당선됐다.
나주남평농협 13대~15대 조합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김 회장은 민선 이후 호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농협중앙회장에 선출됐지만, 5개월여 만에 검찰에 출석하게 됐다.
검찰은 농협중앙회장 선거 사흘 뒤인 1월15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수사 의뢰를 접수한 후 사건을 배당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 부정행위 지시 의혹을 받고 있는 최덕규 합천가야농협 조합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2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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