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동부대우전자가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목적을 놓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유상증자에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참여해 60억원가량의 사재를 출연한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7일 "이달 중으로 250억원 안팎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 사안이 확정되지 않아 공시하지 않았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동부대우전자 지분 50.6%를 보유한 동부그룹만 참여한다. 대신 지분 49.4%를 가진 KTB프라이빗쿼티 등 재무적투자자(FI)의 의결권과 배당을 고려해 신주는 모두 무의결권 전환우선주로 발행한다.
동부대우전자는 이번 유상증자 자금을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중저가 제품에 집중했지만 브랜드가치 제고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양문형 냉장고, 대형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일각에서는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동부대우전자 강제 매각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도 보고 있다.
동부그룹은 2013년 동부대우전자의 전신인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할 당시 인수대금 중 49%를 투자한 재무적투자자들과 '자기자본 1800억원 이상 유지'를 근간으로 하는 주주 간 약정을 맺은 바 있다. 이를 충족치 못할 경우 재매각에 나설 수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239억원 손실을 내면서 자기자본이 1758억원까지 감소했다. 이달 안에 자기자본 부족분 42억원을 증자하지 않으면 재무적투자자들은 동반매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재무적투자자가 동부대우전자 지분을 제3자에게 팔 경우, 동부그룹도 약정에 따라 지분과 경영권을 같이 매각해야 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동부그룹이 자기자본 부족분인 42억원을 크게 웃도는 250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시중에 나도는 동부대우전자 매각 가능성을 일축하기 위함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경영권 방어를 넘어서 프리미엄 제품 투자 재원을 확보해 공격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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