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연이은 디젤차량 배출가스 파문에 불신의 상징으로 전락한 디젤 차량이 '위기론'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시장에서 잘나가고 있다. 디젤 신뢰도 하락으로 가솔린 모델은 물론, 새로운 친환경차 대안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이 미미하게 상승하고는 있지만 올 들어 판매된 10대 가운데 7대는 여전히 디젤 차량이다.
15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수입 디젤 차량은 전체 수입차 9만5557대 가운데 6만4731대로 66.4%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불과 1.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최근 끊임없이 이어진 부정적 디젤 이슈의 무게감에 비해 실제 판매에 미친 영향력은 미미한 셈이다.
디젤 차량은 최근 수년간 수입차 시장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2000대 중반까지 정갈한 고급감을 앞세운 일본계 브랜드가 주도하던 국내 수입차 시장은 대중화 움직임과 함께 유럽산 디젤차로 무게 중심을 이동했다. '클린디젤'이라는 친환경적 이미지와 국내 유류시장에서 경우 값이 싼것과 맞물려 가솔린 대비 경제적 연비가 먹혀든 결과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디젤 관련 파문에도 국내 수입차 시장 디젤 강세는 여전하다. (사진은)올해 누적 판매 베스트셀링모델인 폭스바겐 티구안.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하지만 지난해 9월 폭스바겐그룹의 디젤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파문으로 디젤 차량의 신뢰도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까지 이어진 늑장대응, 압수수색, 시험성적서 위조 등 잇따른 악재에 수입차 시장 디젤 신화가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사건의 중심에 있던 폭스바겐은 지난해 10월 전월대비 판매량이 큰폭으로 떨어지며 이를 증명하는 듯 했으나, 파격 프로모션을 앞세워 보란듯이 판매량을 회복했다. 전체 디젤 모델 판매 역시 올 들어 매달 전년 동월 대비 최대 3%포인트에 불과한 점유율 하락을 보이며 여전히 60% 중반대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월간 베스트셀링 모델 역시 매달 디젤 모델이 압도적 격차로 1위를 차지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 차량 관련 부정적 이슈에 소비자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하면서 하이브리드나 가솔린의 인기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나 전체 수입차 시장 판도를 한번에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구매비용이 비싼 친환경차 보다는 당장 차값과 효율적 연비 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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