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게서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어버이연합 핵심 관계자를 소환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에 대해 이번 주 후반께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4월21일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로 자금을 지원했는지 진상을 규명해 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실련은 수사의뢰서에서 "어버이연합은 기독교 선교복지재단의 계좌를 통해 건물 임대료를 내는 등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며 "전경련은 이 계좌에 2014년 9월, 11월, 12월 총 1억20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또 "전경련이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특정 단체에 자금을 지원했다면 이는 대기업 회원사에 부당하게 손해를 끼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며 "다른 부정한 방법으로 자금을 제공했다면 법인세법 등 관련법 위반 사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어버이연합등 불법자금지원 의혹규명 진상조사 TF' 대변인과 간사를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전경련이 2013년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돈의 정치적 목적 활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발표를 했지만 그 후로도 1년 이상 어버이연합에 자금이 들어갔다”며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이 특정 집단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아 언론에 공개한 '집회시위 신청 및 불허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어버이연합의 집회신고 건수는 모두 3580회다. 이 가운데 경찰이 ‘금지통고'(불허)를 한 경우는 없다. 반면 2014년 세월호 관련 집회 신고는 61건이 불허됐다.
한편 검찰은 어버이연합 관련 사건을 지난 4월26일 형사1부에 배당했다. 수사 착수 후 두 달가량 지난 뒤에야 어버이연합 핵심관계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게 돼 뒷북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어버이연합 게이트 전경련-청와대 검찰 고발 기자회견'에서 김선실(오른쪽 네 번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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