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장기 침체에 빠졌던 반도체 메모리 시황이 최근 반등하며 청신호가 켜졌다. 반도체는 국내 수출의 대들보이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각 그룹 계열사의 핵심사업인 만큼 시황이 바닥을 찍고 올라와 상승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반도체 메모리 D램 시장은 고정가격(계약가)이 19개월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부진하지만 스폿가격(현물가)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서 바닥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DDR3 512Mx8 칩들의 스폿가격은 지난 6일부터 반등해 DDR4 칩들의 스폿가격도 밀어 올리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하는 D램 스폿가격은 17일 기준 DDR3 및 DDR4 칩 모두 전날에 비해 0.41~1.06%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스폿가격의 상승으로 고정가격도 하락세를 멈출 확률이 높아졌다.
시황 침체를 야기한 PC D램의 업황 부진은 여전하지만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PC 수요는 2011년 정점을 찍은 이후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대체재가 생겨나면서 출하 부진이 계속됐다. 앞으로도 이같은 상황은 크게 나아질 소재가 없지만 시황에는 이미 업황부진이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모바일 D램 수요는 최근 활기를 띠며 시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공급자들은 PC D램 공급을 줄이고 모바일 D램 생산을 늘리면서 시장 내 D램 공급량이 조절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PC D램 공급량이 지속 축소되면서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3분기는 모바일 D램의 성수기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출하량을 지속 확대하고 있고, 애플의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출시효과도 예상된다.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는 전작보다 메모리 용량이 커진 2GB와 3GB D램을 각각 탑재할 것으로 보여, D램 수요를 견인할 소재로 주목받는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메이저 3사가 3분기 모바일 D램 성수기에 대응하기 위해 PC에서 모바일로 생산을 전환할 계획”이라며 “3분기에 대한 가격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D램 고정가격은 3분기 내 안정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기업을 상대로 한 차세대 스토리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가 확대되면서 낸드플래시 수요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세계 SSD 1위 삼성전자는 SSD에 탑재되는 3D V낸드플래시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는 등 주요 공급자들이 낸드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D램 투자에 대한 집중도를 낮춰 D램 공급과잉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18일에는 중국 시안 남부 변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해 인근 지역의 전력 공급이 일시 중단되며 삼성전자의 시안 3D 낸드 생산라인 일부도 타격을 입었다. 가동이 중단된 일부 장비는 조만간 재가동돼 피해가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13년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 화재사고처럼 일시적인 낸드플래시 공급부족으로 스폿가격이 오를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도 상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D램 수요 비중이 큰 PC 시장은 장기적인 침체를 보이지만 드론, AI, VR 등 신규 디바이스의 출현과 함께 사물인터넷 등 빅데이터 수요 확대로 메모리 시장이 차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 D램. 사진/삼성전자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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