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20일 영남권 신공항 입지 논란과 관련해 “어느 곳이냐를 떠나 영남권 신공항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건설 추진 중단을 주장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이번주 영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를 앞두고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정치권의 세 대결이 죽기살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입지 발표가 갈등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어디로 결정되든 환경적·재정적 재앙은 불가피하다. 두 곳 모두 불리한 자연조건으로 인해 대규모 토건사업과 환경 파괴가 필연적”이라며 “정치논리로 건설돼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했던 다른 국제공항의 전철을 따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김해공항 확장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그는 “2011년 가덕도와 밀양의 경제성을 기각했던 국토연구원은 기존 김해공항 확장을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재정적·환경적 재앙을 불러오고, 지역갈등만 키우는 영남권 신공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공항 입지 발표가 이번주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인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둘로 쪼개져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김세연,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 등 부산지역 여야 의원들은 지난 14일 ‘가덕도유치염원 범시민촛불행사’를 치른 한편 서명운동 등을 진행하며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친박(박근혜)계 인사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발표 며칠을 앞두고 서울로 올라와 끝까지 사활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서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전성과 확장성 등을 고려해 바닷가 공항 건설을 선호하는 국제적 추세와 기준을 고려할 때 가덕도가 탈락하는 이변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 시장은 ‘이변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승복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신공항이 밀양으로 결정될 경우에 대해서는 “시장으로서 가지고 있는 모든 권한과 책임을 다해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밀양을 밀고 있는 대구·경북 등의 여야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여권의 텃밭인 대구에서 당선된 더민주 김부겸 의원은 신공항 유치를 놓고 문재인 전 대표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9일 문 전 대표가 가덕도를 직접 방문하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신공항 문제가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에 균열을 내는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새누리당의 속앓이는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신공항이 밀양으로 결정되면 심상치 않은 부산 민심이 크게 동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면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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