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영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최종 발표는 ‘신공항 백지화와 김해공항 확장’으로 나왔지만, 박 대통령은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지역민들이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식의 원론적인 언급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보다 앞서 지난 2011년 3월 이명박 정부가 신공항 건설 백지화를 발표했을 때에도 박 대통령은 “당장은 (신공항이) 경제성이 없다고 하지만 미래에 필요하다고 확신한다”며 “입지평가위원장도 장기적으로 남부권 신공항은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이게 미래의 국익”이라며 정부 결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의 약속이라 유감이다. 제 입장은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개헌 문제나 새누리당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개헌을 언급하면 모든 관심이 개헌으로만 쏠리기 때문에 민생 현안에 집중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헌을 얘기하는 순간 ‘레임덕’도 빨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무소속 의원의 복당으로 새누리당 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은 입을 다물었다. ‘배신의 정치’라고 낙인찍고 원내대표에서 끌어내린 유 의원의 복당으로 심기가 편하지는 않겠지만 이를 겉으로 표현하기는 힘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복당을 환영한다고 말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이 복당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 권성동 사무총장 사퇴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당내 계파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대신 “대내적으로는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한시적인 내수활성화 조치가 올 하반기 종료됨에 따라서 투자와 고용을 비롯해 소비 등 전체적인 경제 심리가 다시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구조조정은 우리 국민의 미래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지만, 동시에 고통이 수반되는 만큼 국민이 납득하고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원칙에 입각해 투명하고 엄정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26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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