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여고생 약진…KLPGA에 새바람 분다
안시현·성은정, '20대 초반 독식' 투어에 새로운 변화 예고
2016-06-26 14:17:17 2016-06-26 14:40:46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최근 워킹맘·여고생 골퍼가 약진하며 20대 초반이 주름 잡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여고생 골퍼' 성은정(17·금호중앙여고)은 25일 경기도 안산 아일랜드 리조트(파72·6522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4000만원) 3라운드에서 중간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초청 선수로 참가한 이번 대회 1라운드 공동 2위로 선전하더니 2~3라운드 깜짝 선두로 치고 나오며 2위 조정민(22·문영그룹)과 1타 차를 유지했다.
 
지난해 US여자 주니어골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국가 대표 출신 성은정은 드라이버 비거리만 260야드에 달하는 소문난 장타자다. 지난해에도 초청 선수로 참가한 KLPGA 투어 KDB 대우증권 클래식 2위를 차지한 바 있지만, 아직 KLPGA 우승 경험은 없다.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른다면 2012년 김효주(21·롯데) 이후 4년간 끊긴 아마추어 우승자 명맥을 이을 수 있다.
 
지난주 열린 올 시즌 KLPGA 투어 첫 번째 메이저 대회 기아자동차 제30회 한국여자오픈에선 '워킹맘' 안시현(32·골든블루)이 2004년 5월 MBC 엑스캔버스 여자오픈 이후 무려 12년 만에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KLPGA 19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만 톱5에 진입했던 안시현은 올 시즌 10개 대회 만에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안시현은 200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J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2004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왔고 이후 결혼, 출산, 이혼 등이 겹치며 한동안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5살배기 딸 그레이스를 홀로 키우며 골프와 육아를 병행하는 가운데 큰일을 냈다. 30대 선수가 KLPGA 투어 우승한 건 2012년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 이후 4년 만이다.
 
불과 2주 전까지 올 시즌 KLPGA는 20대 초반 선수들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올 시즌 4승을 챙긴 박성현(23·넵스)과 2승을 거둔 장수연(22·롯데)을 비롯해 우승 경험이 있는 고진영(21·넵스), 이정민(24·비씨카드), 배선우(22·삼천리), 박성원(23·금성침대), 박지영(20·CJ오쇼핑) 등은 모두 20대 초반이다.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한 김해림(27·롯데)이 그나마 20대 중반이다.
 
체력이 중요한 여자 골프 특성상 출산, 육아 등 공백이 불가피한 30대 선수 활약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 10대 역시 가끔 초청 선수로만 투어를 누비니 꾸준한 활약이 어렵다. 이렇다 보니 아직 30대 초반인 안시현이 홍진주(33·대방건설) 등과 함께 올 시즌 KLPGA 투어 최고령 선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30대 선수는 10명도 되지 않는다. 이번 둘의 선전은 20대란 하나의 통념이 자리 잡은 KLPGA 현실에 신선한 변화를 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성은정이 25일 열린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3라운드 6번 홀 타구를 쳐다보고 있다. 사진/KLPGA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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