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톡톡 튀는 유머와 잔잔한 감동이 녹아있는 영화 '굿바이 싱글'이 첫 주 90만 관객을 돌파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굿바이 싱글'은 3일 하루 동안 24만9857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주말에만 총 50만 관객이 넘었으며, 누적관객수는 90만8651명이다. 올해 코미디 장르의 영화로는 가장 높은 스코어로 출발한 이 작품은 관객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어, 약 150만 관객인 손익분기점을 쉽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굿바이 싱글' 마동석-김혜수-김현수 스틸컷. 사진/쇼박스
'굿바이 싱글'은 배우들의 호연을 비롯해, 사회적인 문제를 유머를 통해 풀어내는 방식과 후반부의 진한 감동,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 등의 장점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굿바이 싱글'은 20년 경력의 배우 고주연을 연기하는 김혜수를 중심으로 '마블리', '마요미' 등의 별명을 갖고 있는 마동석과 최근 tvN '또 오해영'을 통해 신드롬을 일으킨 서현진, 10대 순수한 연기파 김현수를 주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남자친구로부터 배신을 당한 주연은 사랑에 대한 결핍을 느낀다. 그러던 중 건강검진차 찾게 된 산부인과에서 10대 미혼모인 단지(김현수 분)를 인연을 맺게 된다. 아이를 지울 생각을 하는 단지에게 아이를 낳으면 내가 키우겠다고 약속한 뒤 국민을 상대로 '임신 선언'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그간 어떤 작품에서든 카리스마 있는 역할로 관객과 만나왔던 김혜수는 다소 맹하고 어리숙하며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주연을 온전히 표현한다. 영화 초반부는 자기밖에 모르는 듯하지만 속에는 깊이 있는 정이 있는 주연의 얼굴을 통해 웃음을 안긴다. 앞서 "코미디는 자신 없다"고 밝힌 김혜수는 주연의 친구이자 스타일리스트인 평구 역의 마동석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코미디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안정된 연기를 선보인 김현수를 비롯해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 서현진, 김용건 등도 수준급의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김현수는 매 신마다 진심어린 연기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거나 눈물샘을 자극한다. 김혜수는 "현수는 어린 나이에도 기술보다는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라며 "앞으로의 미래가 창창하다"고 말했다.
'가짜 임신'으로 인해 이야기가 깊어지는 중·후반부에는 최근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10대 미혼모 문제를 중심으로 인간의 결핍과 대안 가족을 깊이 있게 다룬다. 그 과정에서 배우들의 진심이 담긴 연기를 통해 시대의 흐름에 따른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짚는다. 코미디 영화의 전형대로 흘러가긴 하지만 쉽게 공론화하기 힘든 문제에 대한 메시지와 배우들의 연기력이 조화를 이뤄 수준 높은 영화가 됐다는 평가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김태곤 감독은 "일반적으로 10대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깨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영화를 보고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근 '곡성'과 '아가씨'는 평단의 호평을 받고 관객을 모으는데도 성공했지만, 다소 난해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많아 관객들의 피로도를 높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굿바이 싱글'은 쉽고 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코미디 영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영화 관계자는 "'굿바이 싱글'은 영화에 쉽게 빠져 웃을 수 있는 통쾌함과 김혜수의 연기변신으로 인한 신선함이 있다"며 "사회적으로 첨예한 문제를 어렵지 않게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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