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여행업계가 좌불안석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성수기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최근 프랑스 테러와 터키 쿠데타 등 지역 정세가 급격히 불안정해지면서 해외 여행객의 수요가 줄까 긴장감이 높아졌다. 특히 유럽 여행객의 경우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여행객에 비해 마진이 높아 실적에 대한 우려도 키운다.
19일 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예약 취소와 같이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돌발사태가 발생할 경우 상황이 급변할 수 있어 내심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올 여름 휴가철 성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7월16일부터 8월15일까지 한 달간 인천공항 이용객은 약 542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지난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니스에서 일반 시민과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트럭 테러가 발생해 최소 84명이 사망했다. 15일 밤엔 터키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최소 290여명이 사망했다. 외교부는 니스 지역에 ‘여행자제’를, 터키 전 지역에는 오는 29일까지 한시적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해 여행 취소·연기 및 현지 체류 국민 철수 등을 권고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 등 유럽에 국내 여행객들을 송출하고 있는 여행사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말 사이 유럽 안전에 대한 문의전화는 많이 들어왔지만, 실제 예약 여행을 취소하겠다는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작년 11월 파리 테러 때는 여행취소 사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움직임이 크게 없다”며 “최근 테러가 자주 발생한 것이 오히려 여행객들을 무덤덤하게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 여행사들은 터키 일정을 정부 권고에 따라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 크게 부담은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터키는 이번 쿠데타뿐만 아니라 작년부터 여러 차례 테러가 발생해 여행 수요 자체가 적었다”고 말했다.
다만 관계자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유럽 여행객 감소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장거리 노선인 유럽 지역은 여행사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주는 곳으로, 유럽 여행객 감소는 여행사 수익성 악화와 직결된다. 한 관계자는 “프랑스와 터키는 관광명소이자 교통의 요충지로 한국인들도 자주 방문하는 곳”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유럽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돼 유럽여행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에는 지진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자연적 요소가 주요 악재였다면 최근에는 테러가 주요 악재”라면서 “천재지변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해결되고 공포감이 덜하지만, 테러는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르고 공포감도 크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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