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조작된 시험성적서로 인증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25일 34개 차종, 79개 모델에 대해 판매를 자발적으로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이번에는 폭스바겐이 핵심 부품이 빠진 불량 차량을 팔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6월 폭스바겐 골프 GTD모델을 구입한 A씨는 25일 이 차의 핵심부품이자 기본장착 부품인 패들시프트(핸들에 장착된 기어 변속기)가 빠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폭스바겐측에 항의 했지만 "딜러사 문제여서 부품교체 외에는 어떠한 보상도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정상적으로 패들시프트가 달려있는 차량에 반해 A씨의 골프 GTD 차량에는 패틀시프트가 없는 스티어링 휠이 장착돼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A씨가 차량의 이상을 뒤늦게 인지한 것은 지난 1월 자동차 마니아인 지인을 통해서다. 통상 저사양 차량에는 장착돼 있지 않은 부품이라 차량 구매 후 뒤늦게 자신의 차량이 불량임을 알게됐다고 했다.
이 사실을 알고 화가난 그는 딜러사를 통해 정식으로 항의했다. 그러나 딜러사는 "차의 기본품목이 없을 일이 없다"고 딱 잡아뗐고 문제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입고한 후에야 원래 들어가야할 운전대가 아닌 이종부품이 조립된 치명적 오류를 인정했다.
원래 골프GTD 모델에 탑재돼있는 운전대(스티어링휠)로 교체한 폭스바겐 서비스센터는 직원은 부품을 교체하고 나서 본인도 황당한지 "이런 경우는 처음본다"고 시인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디젤 퍼포먼스 모델을 강조한 골프 GTD의 경우 국내 판매되는 모든 모델에 패들시프트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A씨는 패들시프트 장착 외에도 기어박스 문제까지 한달 이상을 기다려서야 패들시프트가 달린 정상적인 차량을 받을수 있었다. 사진은 원래 부품을 갈아 끼운 A씨의 골프 GTD 차량 내부. 사진/정기종 기자
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측은 공식적인 사과도 없이 차량 인도전 딜러사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을 전적으로 딜러사인 'GS엠비즈'로 떠넘겼다.
이를 납득할 수 없던 A씨는 폭스바겐코리아 담당자와도 통화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우리도 어쩔수 없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수입차의 검수는 3단계를 거친다. 해외공장에서 수출 선적하기 전 한번, 국내 PDI센터로 들여와서 한번, 각 딜러사에서 고객 인도전 한번을 포함해 3번의 검수가 모두 '구멍'이 난 것이다.
결국 폭스바겐 독일 본사와 한국지사, 딜러사 세곳 모두 각각의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 '을' 입장에 있는 국내 딜러사에게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A씨가 구입한 골프 GTD. 패들시프트는 선택 사양이 아닌 기본 탑재 옵션이다.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한때 폭스바겐과 한솥밥을 먹다 결별한 GS엠비즈 관계자도 "조립과정에서 불량이 난 차량의 품질과 관련된 문제는 딜러사에서 보상을 결정할만한 게 아니다"며 "한국본사에 요청했는데 상황이 이렇게되니 차량을 판매한 입장에서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보상과 관련된 문제는 딜러사를 비롯해 고객과 협의해서 조율하고 있어 원칙이 없다"며 "이 사안의 경우 차량이 인도되는 과정에서 딜러사에서 확인하지 않은데다, 이로 인한 주행과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원상복구로 결론내렸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식 수입돼 고객에게 인도된 차량에서 옵션사양이 아닌 기본탑재 부품이 누락됐다는 것은 굉장히 드문 사례"라며 "이해할 수가 없는 치명적인 실수"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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