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다시 날아올랐다. 2014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8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무엇보다 모바일에 의존했던 과거 실적과 성질이 다르다. 갤럭시S7이 선두에 있었지만 반도체와 가전도 견조하게 실적을 뒷받침했다. 골치였던 디스플레이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모바일에 출렁였던 과거 모습에서 벗어나 전 사업부가 고른 성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28일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 50조9371억원, 영업이익 8조1439억원의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매출은 4.94%, 영업이익은 18% 늘었다. 전분기에 비해서도 매출(2%)과 영업이익(22%) 모두 개선되며 훈풍을 탔다. 모바일을 담당하는 IM부문은 영업이익 4조3200억원으로, 2014년 2분기(4조4200억원) 이후 2년만에 4조원대에 안착했다. 반도체 역시 2조6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업황 침체를 뚫었다. 가전의 CE부문은 2009년 2분기(1조1600억원) 이후 무려 7년 만에 1조원 이상(1조300억원)의 수익을 냈다. 디스플레이도 1400억원의 영업흑자로 전환했다.
IM부문은 갤럭시S7과 S7엣지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설명회에서 “스마트폰 플래그십 제품 판매량이 전작 대비 높다”고 말했다. 특히 엣지 판매 비중이 S7 50%를 상회하며 수익성이 확대됐다. 갤럭시A·J 시리즈 등 중저가 스마트폰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공들여온 모델 효율화 노력이 올 초부터 효과가 가시화되며 2분기 연속 개선된 실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갤럭시S7. 사진/삼성전자
반도체는 메모리 시황의 침체를 나홀로 비켜간 모습이다. 모바일과 SSD를 중심으로 수요를 흡수했으며, 특히 업계 유일의 48단 3D낸드 공급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14나노 모바일 AP의 계속된 수요와 1300만 이상의 고화소 이미지센서 판매 확대로 시스템LSI도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그간 추진해온 파운드리 고객 다변화와 중저가 모바일 AP 라인업 강화 전략의 성과로 풀이된다.
CE부문도 TV와 생활가전 모두 간판의 위용을 되찾았다. TV는 지속된 신제품 출시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특수효과를 봤고, 생활가전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중남미 경기침체 등 전체 시장의 정체 속에도 유로컵 등에 앞서 프로모션 계획을 잡고 여러 이벤트를 하며 초기 수요를 선점,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는 OLED의 스마트폰 채용 확대와 더불어 LCD 신공법을 통한 수율 개선, 대형 TV향 패널 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최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소형 OLED의 수요 증가가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경쟁이 심화되면서 제품 차별화에 대한 고객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메모리반도체는 전 응용처의 고용량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업황이 안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차기 미세화 공정에도 박차를 가한다. 삼성전자는 “연내 4세대(64단) 3D낸드를 탑재한 SSD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바일은 성수기에 진입한다. 애플 등 경쟁사들의 전략 스마트폰이 출시돼, 경쟁심화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으로 정면돌파한다. 스마트폰 수요 확대로 디스플레이도 실적 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가전은 구주와 성장시장의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침체 지속으로 시장 수요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시설투자는 약 4조2000억원이었으며, 사업별로는 반도체 2조원, 디스플레이 1조6000억원 규모가 집행됐다. 상반기 누계로는 8조8000억원 수준이다. 올해 전체 시설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스마트폰용 OLED 패널과 3D낸드 SSD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는 올해 OLED와 3D낸드 증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보통주와 종류주 각각 1주당 1000원의 현금·현물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415억3948만1000원이며 배당 기준일은 6월30일, 지급 예정일은 8월17일이다. 아울러 1조8000억여원 규모의 4회차 자사주 매입도 결의했다. 29일부터 3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99만주, 우선주 23만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총 11조3000억여원 규모의 특별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을 발표했으며, 4회차를 끝으로 모두 완료된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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