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이화여대가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추진을 잠정 중단키로 했지만 학생들은 이 사업을 철회해야 본관 점거 농성을 풀겠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설립과 관련된 일정 등을 중단하고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설립을 고수하고 있어 학생들과 학교의 대치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대 재학생들은 2일 "총장은 단 한번도 여론을 수렴하지 않았다. 이는 이화인 모두를 기만한 처사"라며 "미래라이프 대학 사업을 철회하기 전까지는 본관 점거 농성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경희 총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과 관련한 대학평의원회 등 앞으로의 일정을 중단하고 널리 의견을 수렴해 반영토록 하겠다"면서 "이번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본관 점거 농성은 이날로 6일째 접어들었지만, 학교 측과 학생들 간 대화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이대 학생들은 이날 정문 앞에 졸업장 사본을 붙이고 졸업장 반납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기존 학생과 신입생의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미래라이프대학 학생들도 수준 이하의 교육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평생교육원은 이미 존재한다며 학위 장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학교 측은 뉴미디어산업이니 웰니스 등은 학사 과정에 있는 유사 전공과는 차별화되고 직장에 다니는 여성 등을 위한 평생교육 시스템이라고 주장한다.
미래라이프대학 사업은 매년 200여명의 고졸 직장인과 경력이 단절된 30세 이상의 무직자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사업으로 4년제 대학 학위 수여가 가능하다.
이화여대는 지난 5월 미래라이프대학 사업에 지원했고 지난달에 선정됐다. 이화여대는 뉴미디어산업 전공과 건강, 영양, 패션 등 웰니스 산업 전공이 포함된 단과대학을 신설하기로 계획했다.
서울지역 대학 김모 교수는 "교육부 사업이 재정지원과 맞물려 실시되다 보니까 대학 입장에서는 정부 사업을 따내는데 사활을 걸었고 그러다 보니 학내 소통을 무시하는게 일쑤"라며 "대화로 풀지 않는 한 이번 사태는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추진하는 '미래라이프 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설립을 반대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거 점거 농성 엿새째인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 졸업장 반납 시위를 준비하는 졸업장 복사본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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