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원
·달러 환율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 브렉시트가 발생했던
6월 하순
1180원선이었던 원화는 불과 한달 반 사이에
1100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
특히 최근 3개월간 달러 대비 원화 절상률은 7%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주요 신흥 국가들 중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폭으로 절상되고 있는 상황으로 전문가들은 1050원선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8원 내린 1097.5원에 거래를 시작해 11.1원 급락한 1092.2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이 14개월만에 처음으로 1100원 아래로 떨어진 이후 최저치 기록이다. 상반기 말 이후 8월 초반까지 원화가 달러화 대비 5.1% 절상되며 강세가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원화의 가파른 강세가 이어진데는 브렉시트 이후 발생한 위험자산선호 영향이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미뤄지면서 미 달러 약세 국면이 형성됐고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에 대한 수요 증가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완화되면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경우 실적 개선 기대감 등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양호한 점이 원화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58개 코스피 상장 기업 중 80곳(50.6%)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거뒀다.
국가신용등급 상향도 원화의 추가 강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8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안정적)로 한등급 높였다. 이에 한국은 21개 등급 중에서 3번째로 높은 등급이 됐다. 앞서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경우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한 등급 올리며 역대 최고 등급을 줬다. 무디스의 Aa2 등급은 S&P의 AA와 같은 등급이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S&P가 이례적으로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표시 자산 선호 확대에 일조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에 대해 외환당국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도 원화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중국, 독일, 일본, 대만을 포함한 총 5개 국가를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사실상 환율조작국이라 할 수 있는 심층분석 대상국으로 지정하는 3가지 기준 중에서 2가지 기준이 충족했다는 이유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미국이 엔화 강세를 두고 자연스런 흐름이라면서 일본 정책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서는 것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여타 국가의 환율정책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 저지 차원으로 보여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원화절상 억제 노력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요인들로 당분간 원화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1050원 선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원화강세 기조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 환율 수준인 1달러 당 1100원 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2010년 이후 의미있는 저항선 역할을 해온 1050원까지는 추가 절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화가 어느 수준까지는 절상되겠지만 연말이나 내년에는 원화 절하,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예정된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과 반대로 국내에서는 추가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이 상반될 것"이라며 "양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경제 편더멘털 갭이 상반기보다 더 확대돼 원화 강세를 유도했던 위험선호가 다소 축소돼 하반기에는 환율이 완만한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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