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전국 초·중·고가 이번 주에 대부분 개학을 앞두고 있지만 납 등 중금속이 검출된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교체 작업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교체 비용이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빠지면서 체육수업에 차질은 물론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도 위협의 우려가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1364개 초·중·고교가 개학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일까지 4214개교가 개학한다. 예산을 확보해야 우레탄 트랙 교체 작업이 진행될 수 있으나 아직 추경에 우레탄 트랙 교체 예산이 포함되지 않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교육부는 올해 추경에 운동장 우레탄 트랙 교체 건으로 776억원의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지만 전액 삭감됐다. 교육부는 우레탄트랙과 운동장 2763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1767곳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를 제거하고 다시 설치하는 데는 약 147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교육부와 문체부에서 올라온 추가경정예산이 시급한 것인지, 일자리 창출이나 국가재난위기 극복에 해당되는지 의문이 든다"며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학교 우레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안 의원은 "이 일이 터진 지 몇 달이 됐지만 운동장만 막아놨을 뿐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추경에 예산을 제대로 편성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이들 건강과 안전은 뒷전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납 성분 외해 다른 유해성분 있는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추경 예산과 관련해 재정당국에 요청했지만 아직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7월부터 우레탄 트랙을 교체하겠다면서 문체부와 비용 부분을 협의하고 있다고 지난 업무 때 보고했지만 진전이 없었다"며 "추경안에 우레탄 교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교육부에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지난 10년간 4800억원의 세금이 낭비됐는데 그럼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니냐"며 "교육부 감사 뿐 아니라 감사원 감사도 필요하다"고 추궁했다.
이 장관은 "교육부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지난 2011년 기준 설치 이후 시공된 것에 대한 기준치 초과 부분에 대해선 시공업자에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시·도교육청에서는 우레탄 트랙을 마사토 및 친환경 우레탄으로 교체시 장·단점에 대해 설명하며 학부모, 학생, 교직원 등과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는 등 학교장의 재결정 절차를 거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2차 수요조사에서 마사토로 교체를 선택한 26곳의 교체 예산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수요조사에서도 운동장이나 트랙을 새로운 우레탄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힌 102개 학교는 오는 17일까지 3차 수요조사를 벌여 마사토를 선택할 경우에만 지원한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1차 수요조사 때 마사토 교체를 희망한 학교는 이번 주에 예산이 내려갈 것"이라면서도 "공사는 학교마다 상황이 달라서 언제한다고 얘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송재혁 대변인은 "교육부는 유해성이 기준치를 초과한 우레탄 트랙 및 인조잔디, 인조 농구장 코트 등을 즉각 걷어내야 한다"면서 "고위험 학생들에 대한 추적조사를 통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운동연대 소속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학교 우레탄 트랙 완전 제거 및 관련 추경 예산 편성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