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1~2인 가구의 증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집밥'의 유행으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면서 범 삼성가이자 사촌지간인
CJ(001040)와
신세계(004170)의 '밥상' 경쟁도 불이 붙고 있다.
특히 '햇반' 브랜드를 앞세운
CJ제일제당(097950)이 가정간편식까지 진출을 선언하며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인 '피코크'와의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을 비롯한 가정간편식 시장은 올해 3조원에 육박할 것으
로 예측된다. 지난해 1조 7000억 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1년 새 약 두 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가정 간편식의 인기요인은 밥의 '품질'은 물론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편의성' 두 가지 모두를 만족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선보인 이마트 자체 브랜드 피코크가 그 사례다. 피코크는 가정 간편식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중이며, 2015년 기준 12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피코크 출시상품도 600종에 달할 정도다.
피코크의 매출은 첫 출시년도인 2013년 340억 원, 2014년 750억 원, 2015년 1270억 원을 달성했다. 상품의 개수도 함께 증가했다. 이마트는 2013년 250종, 2014년 400종, 2015년 600종의 피코크 상품을 선보였다.
신세계에 맞서 간편식에 치중하던 CJ제일제당도 가정간편식에 출사표를 던졌다. 전문경영인 체제인 CJ제일제당의 김철하 대표가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현 CJ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촌지간의 '밥상 경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가정간편식 시장의 진출을 선언하며 이마트 피코크에 대한 반격을 공식화했다. 김철하 대표는 지난해 4월 황태국밥·미역국밥·강된장 비빔밥을 담은 '햇반 컵반'을 무기로 가정 간편식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 컵반은 든든히 먹을 수 있는 간편식으로 입소문을 타며 한 달에 10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출시 1년만 누적판매량 1200만개를 돌파했을 정도다. 햇반 컵반의 매출은 150억을 기록했다.
햇반 컵반의 성공적 안착 덕에, CJ제일제당의 주력 사업인 식품 부문의 매출은 1조 1598억으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6.6% 성장한 1181억 원을 달성했다. CJ가 가정간편식 시장 '1위'까지 나아가려면 정용진 부회장과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이에 CJ제일제당은 기존 브랜드인 '비비고'를 앞세운다는 방침이다. CJ의 한식 대표 브랜드로서 최고의 맛과 품질로 차별화하는 '비비고'를 통해 시장 내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포부이다. 올해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300억 원대까지 키운다는 게 CJ측 목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공식품 사업에서 가정간편식(HMR) 제품군 확대 및 신규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한식 간편식(Ready Meal) 중심으로 국가별 핵심 제품을 선정,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는 정용진 부회장 측도 가정간편식 점유율 1위 굳히기에 나선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1일 "2016년을 피코크가 이마트 자체브랜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식품 전문브랜드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올해 3월 그룹내 채널 이외에 쿠팡에까지 120종의 피코크 상품을 공급하며 저변확대에 나섰다. 이마트는 '유통력'에 '맛'의 우위를 더해 피코크를 국민식품 브랜드로 진화시킬 방침이다. 지난 5월 30일 '피코크 비밀 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맛' 강화에 나선 것도 그 일환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식품 사업을 강화하며 선보인 가정간편식 시장의 선전이 CJ에게 자극이 됐을
것"이라며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신세계의 주도 속에 CJ가 추격하는 양상 속에 자존심을 건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가정간편식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신세계의 피코크와 정면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피코크 브랜드 이미지. (사진제공=신세계)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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