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CJ(001040)와
신세계(004170)가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드러그스토어' 시장에서도 정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의 이마트가 세계 최대 드러그스토어 체인 기업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WBA·walgreens Boots Alliance)와 프랜차이즈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CJ의 올리브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드러그스토어는 약국과 잡화점을 합친 형태의 매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화장품과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는 '헬스&뷰티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은 2010년부터 매년 최고 50% 성장하며 지난해 1조원대 시장으로 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부츠가 이마트와 손을 잡고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 올리브영이 80% 이상 점유하고 있는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지각변동이 올 것으로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WBA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헬스·뷰티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 기업으로 영국 1위 드러그스토어 브랜드인 부츠(Boots) 등을 운영하고, 11개국에서 1만31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WBA의 부츠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한국에서 체인점 독점 운영권을 확보했다. 내년 상반기 중 부츠 한국 1호점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형 드러그스토어 사업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부츠의 자체브랜드(PL)인 'No7'과 'Soap & Glory' 등 미용·일상 분야 글로벌 브랜드를 한국에 선보이는 등 기존 국내 드러그스토어와 차별화된 상품 구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이마트 '분스'로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시작했다가 쓴 맛을 본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분스'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것 같다"며 "절치부심 끝에 글로벌 1위 브랜드인 '부츠'를 앞세워 재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을 따라잡긴 쉽지 않겠지만 2위 자리는 공격적 마케팅과 출점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라며 "신세계는 유통공룡을 뒤에 업고 있는 만큼 마음만 먹으면 마트나 백화점 매장을 활용해 빠르게 매장수를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CJ의 벽이 높아보이는 게 사실이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장 552곳, 왓슨스는 113곳, 롭스는 53곳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7603억 원을 기록해 전체 드러그스토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2위인 GS의 왓슨스는 매출 1274억 원으로 올리브영과 큰 격차를 보일만큼 사실상 1강 체제가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신세계는 사업을 재정비한만큼 이번에는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각오다. 부츠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기존의 드럭스토어사업을 수정·보완하고 부츠 단독상품을 도입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마트가 운영해온 드러그스토어 분스 매장 6곳은 순차적으로 폐점하거나 부츠매장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에 큰 공을 세운 정준호 신세계DF 부사장을 이마트 부츠 사업부로 발령내는 등 드러그스토어 사업확대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1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공격적으로 부츠 매장을 확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드러그스토어 사업 재정비에 나서며 CJ의 올리브영에 도전장을 던졌다. 사진은 올리브영 매장 모습. (사진제공=CJ올리브네트웍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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