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오픈마켓 업계가 제품 가격 외에 추가로 부과하던 배송비용과 설치비 등 자칫 고객 기만으로 보여질 수 있는 부대비용을 없애고 나섰다. 최근 부쩍 커진 소셜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무료배송 같은 단순한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9는 배송지역과 제품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가구를 무료배송 해주는 '가구 전국 무료배송' 서비스를 최근 도입했다. 가구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지역과 제품에 따라 배송비·설치비 명목으로 추가 비용이 붙던 것을 온라인쇼핑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이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배상권 G9 마케팅실장은 "가구는 배송비와 반품비 문제로 소비자 불만이 빈번한 품목으로, 심한 경우 부대비용이 제품가격을 넘어서는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러한 불편을 개선해 고객들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혜택을 제공하자는 차원에서 이번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앞서 G마켓과 옥션은 지난 4월부터 에어컨 설치 환경과 배송 지역 마다 제각각이던 설치비와 배송비에 대해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고, 에어컨 가격에 관행적으로 추가되던 기본 설치비를 아예 없애는 한편 상이한 옵션가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하나의 페이지에는 하나의 상품만 담는 '에어컨 클린 판매'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에어컨 가격에 관행적으로 추가되던 비용을 없애 고객의 예상치 못한 추가비용 발생을 없애 온라인에서 에어컨을 구매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개선하고, 믿을 수 있는 온라인 유통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김석훈 이베이코리아 통합영업실 상무는 "에어컨의 경우 온라인에서 많이 판매되는 효자 품목이지만 현장 설치 시 추가비용 요구 등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들이 많아 올해부터 엄격한 판매기준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G마켓과 옥션의 '에어컨 클린 판매' 제도 도입으로 높아진 고객 신뢰도는 실제 판매량이 보여주고 있다.
G마켓은 에어컨 클린 판매 제도가 시작된 지난 4월26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지난 5월31일부터 에어컨 클린판매가 도입된 옥션 역시 지난 6월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G마켓 관계자는 "이번 여름에는 폭염 등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에어컨 수요가 높은데, 클린 판매 도입을 통해 판매량도 크게 증가하고 CS를 통한 문의도 급격히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난 4월부터 해외직구 TV 주문시 배송부터 설치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안심 단독차량(독차)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G9는 지난 5월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T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27%나 증가하는 실적을 올렸다.
이 처럼 고객들에게 부담시키는 부대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오픈마켓 업계 전체로 번지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고객을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고객센터인 'V센터'를 오픈해 반품·환불 등의 고객서비스를 보다 빠르고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반품을 원하는 상품을 들고 'V센터'를 찾으면 현장에서 즉시 직원이 판매자와 협의해 바로 반품·환불 처리를 진행해주는 서비스로, 이를 통해 반품시 발생하는 택배 발송비용 부담을 줄이고, 택배발송할 때 소요되는 3~5일 가량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대구 일부 지역의 경우 11번가 직원이 직접 고객의 집이나 직장으로 찾아가 현장에서 즉시 반품·환불 처리를 하고 상품을 수거해 가는 '찾아가는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선희 SK플래닛 고객중심경영 유닛장은 "지난해 11번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만족도를 물은 결과 교환·반품 프로세스를 불편해하는 고객들이 가장 많아 e커머스 업계 처음으로 오프라인 고객센터를 열었다"며 "지난 4월 오픈한 구로V센터를 이용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반품 완료 소요일이 기존보다 절반 이상 줄었으며 고객들의 만족도가 98%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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