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김영란법 혼선 고충 토로
재계 여기저기서 하소연…권익위 “관행 벗어나야” 일침
2016-08-18 15:00:00 2016-08-18 16:32:59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조두현 국민권익위원회 법무보좌관은 18일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김영란법 시행과 기업 대응과제 설명회’에서 “기업이 김영란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기존 활동을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시행 40여일을 앞두고 기업들의 혼선 방지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열린 이날 설명회에는 기업인 500여명이 참석해 김영란법 적용대상 범위 명확화, 법령상 부정청탁에 해당되지 않는 회색지대 보완, 금품수수의 구체적인 해석 등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A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매년 해외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어 기자들에게 항공료 등 경비 일부와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런 관행이 김영란법 처벌 대상인지를 물었다. B기업 해외영업 담당자는 국내기업 해외법인이 해당지역의 한국대사관 신임 영사를 초청해 10만원 상당의 저녁식사를 제공하면 처벌되는지를 문의했다. 이에 대해 조두현 법무보좌관은 “위 사항 모두 김영란법에 따른 처벌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애로사항도 제기됐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기업인은 “대학 교수진들을 강사로 초빙해 사내교육을 해왔는데 국립대 교수의 강연료 상한이 40만원이라서 더 이상 사내 강연자로 초청하기 어렵게 됐다”며 “글로벌 트렌드와 기술변화에 대응이 뒤처지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특정 공직자에게 제공하는 경조사비의 전체 금액이 10만원을 넘으면 안 되는데, 임직원만 3만명에 육박하는 회사에서 누가 누구에게 지급했는지 일일이 파악·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서울 설명회를 시작으로 9월초까지 10개 주요 도시에서 전국순회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광장·김앤장·세종·율촌·태평양·화우 등 주요 로펌과 함께 김영란법 상담센터를 운영한다. 상의 관계자는 “전국 설명회와 상담센터 등을 통해 수렴된 기업들의 질의와 답변을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다음달 발간하는 등 기업들이 김영란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우리사회의 관행과 규범을 선진화하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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