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기업 10곳 중 8곳은 신입사원 채용 시 입사 지원자에게 여전히 ‘가족관계’ 기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24일 발표한 ‘기업 채용관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78.8%(408곳)는 입사지원서에 기재해야 하는 인적사항으로 가족관계를 두고 있었다. 주민등록번호와 키·몸무게를 요구하는 기업도 각각 16.2%, 13.7%나 됐다.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불필요한 인적사항 기재를 요구하는 비율이 높았다. 혈액형의 경우 1000인 이상에서는 기재를 요구한 기업이 한 곳도 없었으나, 50~299인 기업 중에서는 10.2%, 300~999인 기업에서는 14.8%가 기재를 요구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에서 주민번호(32.6%), 키·몸무게(32.6%), 혈액형(34.8%) 등 요구비율이 높았다.
직무능력과 관련해서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스펙을 요구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학력을 다른 스펙보다 중요하게 여겼으나, 1000인 이상 대기업에서는 학력(91.7%), 학점(85.4%), 어학점수(77.1%), 공모전(50.0%), 인턴경력(68.8%), 사회봉사(41.7%) 등을 고루 따졌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전반적으로 학점(62.2%), 공모전(31.5%), 인턴경력(60.6%), 사회봉사(23.4%)를 요구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한편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 예정인 기업은 지난해 4.6%에서 26.0%로 21.4%포인트 증가했다. 건설업, 도소매·유통업, 제조업 등에서 NCS 활용 의사가 높았다. 이 밖에 신입직원 채용 시 공개채용의 비율은 줄었으며,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는 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집단위는 직무별 채용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NCS 기반 교육훈련·채용 전문가인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아직도 대기업 중심으로 직무와 무관한 스펙 등을 요구함으로써 청년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며 “기업이 관행적으로 요구하는 일반 스펙을 과감하게 버리고, 직무능력에 우선해 더 많은 지원자들에게 더 공평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사회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양영디지털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 교사, 기업관계자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따른 현장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