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인 이인원(69) 부회장이 26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이 부회장의 자살로 최근 정책본부 주요 인사를 조사 중이던 검찰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빈다"며 "수사 일정의 재검토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애초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이날 오전 9시30분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배임과 횡령 등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었다.
검찰은 롯데건설이 지난 2002년부터 10여년에 걸쳐 총 5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 과정에 이 부회장이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신격호(94)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장녀 신영자(74·구속 기소)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에 증여하면서 총 6000억원 상당을 탈세한 과정도 검찰의 조사 대상이다.
이 부회장은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인 소진세(66) 사장,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 겸
롯데쇼핑(023530) 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최측근이자 이른바 '정책본부 3인방'으로 불린다.
지난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본부 대표이사를 지낸 이 부회장은 그동안 신 총괄회장의 측근이었으나,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거치면서 신 회장 측 인물로 분류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25일 오전 9시30분 황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24시간 동안 배임 등 혐의와 함께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과 탈세 등 의혹을 확인했다.
정책본부 3인방 중 황 사장과 이 부회장에 이어 지난 15일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소 사장까지 피의자 조사를 마친 후 검찰은 신 회장 등 총수 일가를 소환할 방침이었다.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1분쯤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야산 산책로에 이 부회장이 쓰러져 사망해 있는 것을 산책하던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산책로에 있는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를 연결해 목을 맸으나, 넥타이가 끊어지면서 바닥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행적 등을 확인해 사망 경위를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검찰 출석을 앞두고 경기도 양평 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 됐다고 알려진 2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이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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