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2003년 태풍 '매미'로 무너진 부산항 겐트리크레인(적재·하역을 위한 크레인)으로 인한 피해 수백억원을 시공사와 제작사가 각자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감만부두 운영업체인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이 부두시공사 대우건설과 제작사 한진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273억여원을 각자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감만부두에 설치돼 있던 겐트리크레인 106호기가 붕괴되는 피해를 입자 시설업체와 제작업체인 대우건설과 한진중공업을 상대로 37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당시 106호기가 무너지면서 나머지 5개 크레인도 잇따라 쓰러졌다.
1심은 "대우건설은 부두시설 공사에서 스토이지 핀컵(크레인 수평이동 방지)을 연장하기 위한 택용접을 부실하게 하고, 타이다운(크레인 수직력 방지) 러그용접을 불량하게 했다"며 "타이다운 앵커플레이트를 시공하지 않고 앵커볼트의 후크도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한진중공업에 대해서도 "106호기 크레인의 설계·제작에서 타이로드의 풍하중 하중계수를 잘못 사용해 설계하고 크레인의 스토이지 핀을 설계도면보다 30mm 짧게 제작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대우건설과 한진중공업이 238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피고들의 과실과 사고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대우건설과 한진공업에게 90%의 책임을 인정한 1심을 대체로 유지하면서, 배상액 산정부분만 다시 판단해 손해배상액으로 273억여원을 인정했다. 이에 대우건설과 한진중공업이 상고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DB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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