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SK가 과거 최태원 회장이 소유했던 비상장 기업을 계열분리한후 물량 몰아주기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계열분리 후 실질적 소유관계에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아 `무늬만 계열 분리가 아니냐`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001740)는 지난 5월 방송통신 플랫폼 개발 전문회사 이노에이스(대표 김종식) 지분 30%(192만주)를 단독입찰 방식의 블록딜 형태로 'ㄱ'사에 넘겼다.
이노에이스는 최태원 회장이 43.08%의 지분을 보유했던 비상장계열사로, 지난 2003년 SK글로벌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최 회장이 무상출연을 약속했고, 2007년 4월에야 보유지분 전체를 SK네트웍스에 넘겼었다.
이노에이스의 1대 주주가 된 SK네트웍스가 다시 30%의 지분을 ㄱ사에 넘긴 것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에서 2개 이상의 자회사가 비상장계열사를 거느리지 못한다’는 규정을 저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지분을 넘겨받아 이노에이스의 1대 주주가 된 ㄱ사가 SK와 연관된 흔적들이 곳곳에서 발견돼 눈총을 받고 있다.
ㄱ사는 이노에이스 지분 인수 2달전인 지난 3월 ㅅ캐피탈이 주도해 만든 회사로 자본금이 1천만원에 불과하며, 서울 황학동의 한 허름한 건물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ㅅ캐피탈은 홈페이지에서 '2008년 12월 ㅇ 인베스트먼트의 인적 분할로 설립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SK그룹은 투자회사인 ㅇ사의 영상펀드 지분 45.6%를 보유하고 있다. 또 ㅅ캐피탈의 대표는 SK그룹 자회사 출신이다. ㅅ캐피탈이 SK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더욱이 1대 주주는 바뀌었지만, 이노에이스의 대표이사는
SK텔레콤(017670) 상무를 지낸 김종식씨가 그대로 맡고 있다.
특히 SKT가 계열에서 분리된 이노에이스에 대해 최근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 관련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노에이스는 한국형 모바일 플랫폼 체계(WIPI)를 이용한 개발회사임에도 SKT는 이노에이스를 MCP(Master of Contents Provider)로 지정한 뒤, 다른 업체들이 가지고 있던 모바일 서비스 ‘네이트 콘텐트' 운영권의 상당 부분을 몰아주고 있다.
SKT 네이트의 콘텐트 서비스는 복수의 MCP가 운영하며, 시장 규모는 연관 업계까지 고려할때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노에이스에 사업권을 넘겨주도록 종용받은 한 업체 관계자는 "이노에이스에 사업권을 넘기라는 요구를 받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크게 반발하지 못했다"며 "이노에이스가 어떤 식으로든 최태원 회장과 연결돼 있어 그런 것 아니겠냐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SKT는 이노에이스가 일부 서비스 운영에 미숙함을 드러내자 기존 운영 업체들에게 인력파견을 요구했다가, 해당 업체들이 반발하자, 운영만 하청을 주는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측은 이에 대해 "이노에이스 지분은 법에 따라 정당한 절차를 거쳐 매각한 것"이라며 "이를 인수한 회사는 최 회장이나 SK그룹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SKT도 "이노에이스는 계열사로 오랜 기간 협력을 해온데다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MCP로 지정한 것일 뿐 부당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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