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올해 신입사원 지원자가 지난해의 절반도 안됩니다. 채용시즌에 맞춰 모집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대기업 공채 기간을 피해야 할 것 같아요." (중소기업 A사 대표)
하반기 공개채용이 한창이다. 사상 최악의 구직난으로 대기업과 공기업은 역대 최고의 경쟁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올해 청년 일자리에 쏟아부은 예산만 2조원에 이르지만 청년실업률(15~29세)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2월 역대 가장 높은 12%대까지 올라간 이후 여전히 9%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청년실업률도 9.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포인트 치솟았다. 9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취업난이 극심한 가운데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허덕이는 기형적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늘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취업난이라고 하는데 중소기업에 해당되는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전체 고용의 90%가량을 책임지는 중소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최하위권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조사한 '2016년 대학생 취업 인식도'에서도 취업하고 싶은 기업으로 중소기업을 선택한 대학생은 5% 수준에 그쳤다. '대기업'(32.3%), '공기업'(25.4%), '중견기업'(13.3%)에 비해 턱없이 낮다.
중소기업 구인난의 1차적 원인은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다.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심한 임금 격차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켜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직원의 월급은 같은 업종 대기업 직원의 60% 수준이다. 중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소기업 월평균 임금 총액은 293만8306원으로, 대기업 484만9460원의 60.6% 수준에 그쳤다. 연도별로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임금 비율을 보면 2011년 60.5%, 2012년 62.1%, 2013년 62.2%, 2014년 60.6%, 2015년 60.6%로 5년간 제자리 걸음이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고용부 청년취업인턴제와 연계한 ‘청년내일채움공제’를 도입해 청년층의 중소기업 유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직 현장에서의 체감도는 아직까지 크지 않다. 파주에서 유통업을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기존 인턴제의 경우 정부 지원이 끝난 후에 퇴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며 "일자리 지원과 관련된 예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지만 중소기업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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