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현대차 부사장 소환조사…'최순실게이트' 기업수사 급물살
K·미르재단 설립 때 128억 출연 등 비리여부 조사
2016-11-08 16:42:13 2016-11-08 16:42:13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개명 최서원·구속)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8일 현대차(005380) 임원을 소환했다. 이번 수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을 지원한 대기업 관계자를 소환한 것은 롯데, SK, 삼성에 이어 현대차가 네 번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박모 현대차 부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현대차는 미르·K스포츠재단이 설립될 당시 총 128억원의 출연금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씨의 측근이자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차은택(47)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에 총 6건의 광고를 발주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을 조사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한 검찰의 수사는 지난 7일 안종범(57·구속) 전 대통령실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다이어리를 제출받은 것과 맞물려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다이어리에는 지난해 7월27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 17명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지원을 요구했다는 내용과 이후 대기업 총수 7명을 따로 독대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3일 김모 삼성그룹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데 이어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005930) 대외협력담당 부서, 경기 과천시 한국마사회 사무실, 서울 송파구 대한승마협회 사무실, 관련자들 주거지 등 총 9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204억원을 지원한 것 외에도 최씨가 독일에 설립한 비덱에 280만유로(약 35억원)를 송금한 정황도 발견됐다.
 
참여연대는 이날 "삼성이 어떤 대가를 노리고 거액을 최순실씨 모녀에게 제공했는지를 철저하게 밝히고, 위법행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은 국민연금의 지원 등 최고위층 권력의 비호나 묵인 없이는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독대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지원이 계열사 사장 선에서 결정되거나 집행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7일 오후 9시40분 차씨의 측근인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과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강요) 등 혐의로 체포했다. 송 전 원장은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인 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업체에 지분 80%를 차씨 측에 매각하라고 강요하고, 공사 수주 대가로 3000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의혹과 관련해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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