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동양생명(082640)이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을 통해 6246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섰다.
동양생명은 전날 이사회를 통해 6246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9일 공시했다. 이번 증자는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안방그룹지주유한회사(안방보험)를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으로, 안방보험의 지분율은 현재 63%에서 약 75% 내외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증자로 동양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약 6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 말 동양생명의 보험금 RBC 비율은 252.4%로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50%보다 높아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동양생명이 그동안 지속해서 판매해온 저축성 보험 때문에 RBC 비율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때문에 동양생명은 선제적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함께 재무건전성 관련 기준이 강화되는 새로운 회계제도인 IFRS4 2단계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에 인수된 후부터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저축성보험 상품을 지속해서 판매해왔다.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 채널 실적은 지난해 1~8월 794억원에서 올해 1조8558억원으로 급증했다. 계속된 저축성보험 판매에 부담을 느낀 동양생명은 지난 1일부터 저축성보험의 최저보증이율을 기존 2.38%에서 2.1%로 인하했다.
계속되는 동양생명의 저축성보험 판매에 대해 보험업계는 재무건전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며 우려의 시선으로 봤지만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논란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회계제도 변경에 대비해 자본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유상증자"라고 설명했다.
이번 증자로 시장에서 지적됐던 중국자본의 동양생명 인수에 따른 국부유출 논란도 해소될 전망이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 피인수 전 20~30%대의 배당성향을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40.1%(632억원)로 끌어올리며 국부유출 논란의 불씨를 지핀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배당성향을 올릴 당시만해도 국부유출 논란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증자로 대주주에 대한 불확실성은 물론 국부유출 논란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000억원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재무건전성 기준 강화로 인한 감소를 고려해도 올해 말 동양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290% 정도가 될 것”이며 "동양생명의 증자는 선제적 자본확충으로 제도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고 투자자의 자본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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